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신임 일본 총리가 9일 만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입국해 곧바로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고 한명숙 총리 주재 오찬에 참석한 뒤 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 양국 수뇌부가 함께 참석하는 확대정상회담에 나선다.
중일정상회담 내용으로 한일정상회담 점쳐보기
전날 중국 당일치기 방문 후 일본 귀환, 다시 한국 방문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아베 총리와 노 대통령의 첫 만남에서는 과거사 문제와 북핵 문제가 주요한 화두로 꼽힌다. 이 두 가지 문제가 어떤 식으로 가닥 잡힐지는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알 수없는 노릇이지만 전날 이뤄진 중일 정상회담의 내용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전망할 수 있다.
일단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와 중국 후진타오 주석 사이에서 오간 내용 정도로 정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아베 일본 총리에게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중국과 아시아인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며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장애를 제거해주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본은 깊은 반성 위에 전후 60년을 보냈다"며 "정치적 곤란을 극복하고 양국의 건전한 발전을 축구하는 관점에서 적절한 대응을 원한다. 양국 정상이 함께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원한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선 자국 중의원 본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을 향해 연달아 전향적 신호를 보낸 바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모리 전 총리는 고이즈미 보다 더 우익적이라고 평가받던 아베의 '변신'에 대해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따라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과거사 문제에 관한 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전망은 조금 더 복잡하다. 납북자 문제,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강경대응으로 정치적 입지를 높여 결국 총리 자리에 까지 오른 아베는 전날 중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화와 압력의 소신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하는 것을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 실험을 하지 않도록 중국이 한층 강하게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는 중국은 일본과 온도차를 보였지만 평소보다는 강도 높은 어조의 발언을 쏟아냈다. 후 주석은 "북한이 핵실험을 억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후 주석이 '6자회담 공동성명에 근거해서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안전과 평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로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단호한 어조를 유지하겠지만 중일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대북 제재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에 와서도 공개적으로는 '의지를 표명'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나올까?
오히려 노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대북메시지를 보낼지 더 관심이 쏠리는 형편이다. 노 대통령도 후진타오 중국 주석처럼 '대화와 협상'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 외교부의 핵시험 성명 이후 노 대통령이 "냉철함과 단호함"을 강조했고 "핵시험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북한에 알릴 필요가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을 향한 일정 수준의 '단호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아베 총리는 이날 청와대 만찬까지 참석한 후 일본으로 돌아간다. 아베의 이틀간 중국-한국 연쇄방문에 이어 오는 13일 노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한중일 연쇄 정상회담은 마무리 된다.
한중일 3개국 정상은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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