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서 임채진 검찰총장의 '삼성 떡값' 의혹을 제기했다가 '면책특권 밖에서 말하라'는 역공을 당했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면책특권이 없는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겠다. 임 총장 떡값은 사실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단언했다.
주 의원은 21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임 총장이 김용철 변호사가 이야기한 그 시점에, 김용철 변호사가 이야기한 그 사람으로부터, 김용철 변호사가 이야기한 그 액수를 일생에 단 한번 주식거래를 했다"며 "똑똑한 검사들 뿐 아니라 일반 상식적인 국민들도 의혹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20일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 총장이 2001년 서울지검 차장 검사 시절 삼성 측으로부터 에스원 주식 450주를 떡값으로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임 총장은 이에 발끈하며 그 자리에서 "사실이라면 물러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뇌물죄로 나를 정식 고발하면 나는 주 의원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주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이날 라딩오 방송을 통해 "임채진 총장이 다른 경로를 통해서 제가 발언해주시지 않기를 많이 요청했다"며 "면책 특권 없는 밖에서 얘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총장의 검찰 후배 출신인 주 의원이 상당한 부담을 무릎쓰고 떡값 의혹을 재점화한 것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DJ 비자금 제보자는 국민이 알만한 공직자"
한편 주 의원은 역시 전날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한 'DJ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제보한 사람이 현재도 다른 공직에 있는 사람이고 국민들도 알만한 사람"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주 의원은 이어 "공적인 울분에서 제보를 했던 기업은행 관계자도 문제가 되면 사법기관에 나가서 증언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기업은행 관계자가 준 자료에는) CD 예금증서 사본 뿐 아니라 기업은행 영업부의 개인 도장이 찍혀있는 발행사실 확인서까지 첨부 돼 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전날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100억 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를 확보했고, 국감장에서 공개할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계있다는 증언을 검찰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DJ 최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미 월간조선에서 잘못 보도된 것으로 드러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CD를 검찰이 갖고 있었다면 왜 조사를 하지 않았느냐"는 박 의원의 의혹제기에 대해 이날 주 의원은 "공익과 관련되어 있고 그런 이야기는 작은 이야기"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고 국민의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 의원은 'DJ 비자금'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을 걸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내가 제보 받은 경위, 이것이 진실이라고 판단하게 된 근거 이런 것이 납득할만 한 것"이라면서도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의원직까지 연결시킨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직을 희화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만 답했다.
그는 또 "검찰에서 신한은행 설립 당시의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내사를 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의 비자금이 조성된 과정에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개입하고, 이희호 여사 쪽으로 자금이 흘러나간 정황이 있다"고 노무현 정부의 개입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그것이 2조, 2조, 2조원 해서 (규모가) 6조 원이라는 이야기"라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박 모 형제와 여동생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서 내사하고 있으니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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