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자신을 '변절자'라고 비난하며 막말 파문을 일으킨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에 대해 "임 의원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으며 이중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3일 오전 11시경 임수경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면서 "임 의원이 '변절자 XX'라고 한 것의 본 뜻은 그게 아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또 "저는 술김에 한 이야기이니 나는 괜찮지만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꼭 공개 해명과 사과를 해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 의원은 전날 오후 임수경 의원이 "변절자라는 표현은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 해온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었을 뿐 탈북자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 언급은 취중 실언이니 이해해 달라던 오전의 전화통화와 사뭇 방향이 다른 언급"이라며 "저는 이 표현을 보고 임수경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으며 이중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의 해명과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왜 탈북자들이 변절자인지 탈북자들이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 밝혀야 했는데 이 부분은 전혀 해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을 변절자로 몰았다는, 즉 자신이 가장 곤란한 대목을 정면 부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임 의원이) 저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정치성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의 '막말 파문'은 지난 3일 탈북 대학생 백요셉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 의원으로부터 폭언을 듣게 된 과정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백 씨의 주장에 다르면,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임 의원을 만난 백 씨는 임 의원과 함께 사진을 찍었지만 곧이어 식당 종업원이 임 의원 보좌관이 요구했다며 일방적으로 사진을 지웠고, 이에 백 씨가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라고 농담조의 말을 건네자 임 의원이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또 임 의원은 하태경 의원을 겨냥해서도 "그 하태경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라고 폭언을 했다.
이 내용이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되자, 임 의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변절자라는 표현은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었을 뿐, 탈북자 분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지원 "당 차원 조치 없어"…새누리 '안보 프레임' 구축 본격화
임 의원의 사과에도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 번 민주당 의원들이 공사석을 막론하고 모든 언행에 조심을 해야한다는 것을 환기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위원장은 임 의원의 막말과 관련한 당 차원의 조치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당으로서 조치할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임 의원의 막말 파문과 통합진보당 일부 당선자들의 '종북 주사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기존의 '안보-색깔 프레임'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호국의 달을 맞아 백령도를 전격 방문, 이 자리에서 임 의원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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