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개강되는 '석운창 선생 영어 청취 비법 특강'을 맞이해 수강 신청에 도움이 되고자 강의 내용을 요약해 2주간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편집자>
현재의 대한민국은 영어에 몰입된 나라이다. 태교부터 영어동화로 하고 있고 초등학교 취학 전에 벌써 영어유치원을 다닌다. 영어 하나는 잘해야 한다고 엄마는 아빠만 두고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간다. 미국이 아니면 호주에 가고 그도 안 되면 필리핀에라도 나간다.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줄곳 영어에 매달린다. 영어의 학습에 과다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과연 들인 노력이나 시간, 비용만큼의 성과가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고 누구나 느끼고 노력한 만큼 나아지지 않으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과목도 어렵게 느끼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영어의 듣기, 말하기는 국내에서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말하기는 원어민과 하는 수밖에 없고 아니면 소위 본토로 나가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들의 조기유학이나 대학생들이 어학연수를 나가는 이유는 영어를 듣고 유창하게 말하는 것이 국내에서만 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어의 청취나 발음이 이처럼 어려운 이유는 잘못된 지식에 더해서 전혀 효율적이지 못한 방법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1. 안 들리는 부분을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수 십 번 듣는다
영어에는 특히 빠르게 말하는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은 얼마든지 더 빠르게 말할 수 있다. 수 십 번 아니 수 백 번을 들어도 안 들린다.
문맥이나 내용을 모르면 미국인도 듣지 못한다.
2. 발음은 원어민의 말을 듣고 흉내 낸다
원어민이 본토발음을 해도 한국인은 우리말의 자음, 모음으로 바꾸어 이해하고 말한다. 원어민이 우리말의 음운을 알거나 한국인 교사가 영어의 음운을 체계적으로 알고 가르치지 않으면 원어민과 말해도 발음의 학습에는 별 효과가 없다.
3. 강세는 음절에 있는가 모음에 있는가
당연히 음절에 강세가 있지만 의외로 모음에 있다고 생각하고 모음에만 강세를 주어 이상한 발음을 한다.
4. 리듬은 강세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이다
강세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리듬이지만 규칙적으로 북을 치며 강세를 말하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강세를 중심으로 리듬을 만들고 말하는 방법을 익혀야한다.
5. 1음절의 단어에는 강세가 없다
1음절의 단어는 강세를 표시할 필요가 없어서 사전에서 표기를 안 한 것이지 당연히 문장을 말할 때는 강세가 있다.
6. [p, t, k]는 우리말의 [ㅍ, ㅌ, ㅋ]과는 다르다
거의 같다. 마음 놓고 우리말의 [ㅍ, ㅌ, ㅋ]로 말해도 좋다.
7. 영어의 [s]는 우리말의 [스] 또는 [쓰]로 발음한다
전혀 근거 없으며 쓸모없는 이론이다.
8. [r]은 혀를 굴려서 말한다
혀를 굴리는 [r]은 이태리어, 아랍어, 러시아어에 있지만 영어에는 없다
9. 버터 발음을 한다
미국식의 발음에서 일부의 사람들의 음색을 버터식이라고 말하고 흉내 낸다. 음색까지 따라할 필요는 없으며 이렇게 하는 것은 성대모사가 된다.
10. 미국인은 한국인과는 구강구조가 다르다
해부학적으로 다른 것이 없다. 차이가 있더라도 그 때문에 영어발음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11. Orange는 본토에서는 아린지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로 그렇게 말한다고 하면 맞지만 오린지도 좋고 아린지도 좋다. 단 한국어의 [오]도 [아]도 아니다
영어의 청취와 발음은 그렇다면 전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체계적으로 학습하면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고 더 나아가유창한 수준의 말하기와 듣기를 할 수 있다.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10년을 원어민을 흉내 내도 안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한 시간을 배우고 연습하면 그만큼의 향상이 있고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학습하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영어의 청취와 발음의 학습도 그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영어의 발음과 청취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습을 해야 한다. 영어의 청취와 발음을 새롭게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확실한 성과를 이룰 수 있는 학습법으로 다음을 제시하고 이후 이에 따른 발음 청취의 학습을 진행하고자 한다.
발음을 알고 청취를 정복한다
청취와 발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청취 따로 발음은 또 별도로 학습할 것이 아니라 청취를 위해서도 발음을 학습해야 한다. 청취가 안 되는 부분을 설명하려면 원어민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영어의 청취는 별도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발음의 학습으로 해결해야 한다.
리듬이 발음 청취의 핵심이다
영어의 강세와 리듬 인토네이션은 우리말에는 없는 부분으로 중점적으로 익혀야 하는 부분이다. 유창한 영어발음 소위 본토영어발음이란 막연히 혀를 굴리는 발음이 아니라 리듬에 충실한 발음을 말한다. 청취가 안 되는 부분은 대부분이 영어의 리듬을 알면 해결된다. 우리가 영어를 말할 때 미국인이 알아듣지 못하는 이유도 대부분이 강세, 리듬과 관련이 있다. 외국인이 영어를 학습할 때는 자음, 모음의 학습 보다는 강세, 리듬 의 학습이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
자음과 모음을 정확히 말할 수 있다
영어의 자음을 학습할 때는 영어자음의 대부분이 우리말에도 있어서 일부 다른 부분만 학습하면 된다. 또 영어의 자음은 위치와 방식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어서 누구나 이를 이해하고 정확히 말할 수 있다. 영어의 모음들은 우리말의 모음과 같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영어의 모음에 근접 한 우리말의 모음들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말의 모음으로부터 접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익숙한 우리말의 모음을 기준으로 영어의 모음을 마스터할 수 있다.
발음의 학습에서 영어음성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인 내용이라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단순화된 내용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r]은 혀를 굴린다든가 [th]의 발음은 [뜨]라던가 하는 식은 단순한 것은 좋지만 정확한 표현도 아니고 청취와 발음의 전반적인 능력배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든지 "Native 발음은 이런 것이다" 하는 식으로 얼핏 솔깃하게 들리지만 발음과 청취의 능력을 향상시켜 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편적인 지식에 불과하고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학생 정도의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영어의 청취와 발음의 이해에 꼭 필요한 내용이라면 음성학적인 설명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후의 연재에서 이상에서 말한 내용에 충실한 영어의청취와 발음의 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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