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마무리 된 가운데, 야권의 '마지막 카드'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의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중앙일보>는 안 원장이 4.11 총선 전 한 야권 중진과 비밀리에 만나 올 12월 대통령 선거 출마 결심을 밝히며 대선 캠프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안 원장은 "내가 평소 잘 웃고 그러지만, 마음을 한 번 먹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며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고 이제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이 인사를 포함해 몇몇 인사들을 만나 사실상의 영입 작업을 벌여왔고, 영입 대상 인사들에겐 대선 캠프 격인 포럼의 출범 계획을 공개하고 정책공약을 개발할 싱크탱크 설치 방안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안 원장이 '포럼' 형태의 정치결사체를 출범시킬 경우 야권은 물론 중도 성향 인사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안 원장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1학기 강의가 끝나는 6월 이후 본격적인 대선 행보 나설 것이라고 전해졌다.
총선 참패한 야권, '안철수 대안론'도 솔솔
민주통합당의 총선 참패 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 역시 줄줄이 상처를 입은 가운데,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등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민주당에선 김효석 의원 등이 나서 "당 밖에 있는 안철수 원장도 함께할 수 있도록 당의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안철수 외에 대안이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15일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가 주최한 4.11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자명한 사실은 야권에 안철수 이외의 대안은 없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새누리당이 민주당 등 야권보다 더 역동성이 있다. 안 원장이 나선다면 박근혜를 상대로 '올드(낡음) 대 뉴(새로움)'의 구도를 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원장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정치경험이 전무한데다, 대중적인 인기는 있어도 정치권 내 지지세력이 없다는 점 역시 그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래 그의 '등판'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지만, 번번이 '상황논리'를 대며 분명하지 않은 입장만 반복해온 것도 대선 주자로선 '마이너스' 요인이다.
대선주자 검증 시리즈의 일환으로 안 원장을 다룬 이날자 <조선일보> 역시 △권력 의지의 부족 △검증의 부재 △자기 세력의 부재 △정치경험이 전무한 점 등을 안 원장이 '넘어야 할 현실'로 분석했다. 반면 편중되지 않은 폭넓은 지지세는 장점으로 꼽았다.
<한겨레>는 '안철수 대안론은 없다'는 제목의 이날자 칼럼을 통해 "안 원장은 중도층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고 야권의 진영 논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안철수 대안론이 힘을 받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진영논리를 고수하는 민주당과 이를 거부하는 안 원장이 어떻게 흔쾌히 손을 잡겠는가. 설사 성사된다 해도 양쪽의 갈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