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방통심의위 "웹툰이 학교 폭력 조장"
<조선일보>는 지난 7일자 1면에 "'열혈초등학교' 이 폭력 웹툰을 아십니까"라는 기사를 싣고 포털사이트 야후 코리아에서 연재되고 있는 '열혈초등학교'라는 웹툰을 "어린이 인성을 파괴한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야후코리아,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 현재 연재되는 웹툰 340개 중 이 만화처럼 학원폭력을 주제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가감 없이 그리는 웹툰은 11개에 이른다"면서 "방통심의위는 이 웹툰의 폭력성에 대해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9일 방통심의위는 보도자료를 내 "최근 주요 포털에서 유,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는 웹툰의 경우 어린이, 청소년의 접근이 쉽고 그 내용 또한 상당수가 폭력, 따돌리기 등 '학교 폭력'을 부추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중점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향후 '학교 폭력'을 조장하는 폭력적 성향의 웹툰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점 모니터링 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한 하는 폭력적 성향의 웹툰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점 모니터링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한 웹툰에 대해서는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등을 통해 어린이,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포털사이트 야후는 <조선일보>가 거론한 '열혈 초등학교'의 연재를 중단하는 한편, 지금까지 연재분에는19세 이상만 볼 수 있도록 전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야후 관계자는 "3년 이상 진행되어온 연재라 소재 고갈의 고민도 있어왔던 터라, 일단 중단하고 2월 중 새로운 에피소드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7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조선일보 |
"만화가 사라지면 학교 폭력이 사라지나?"
이러한 사태에 만화가 단체들은 반발했다.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카툰협회 등은 10일 공동 성명을 내고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가운데 90년 이상 만화 창작자들을 옥죄어 온 검열의 악몽과 망령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라며 "학교폭력의 원인이 마치 만화인양 매도하는 조선일보와 방통심의위의 행태는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희생양 찾기와 마녀사냥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만화가 사라지면 학원폭력도 사라지는가?"라고 되물으면서 "청소년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해결방안을 찾아야지 만화 한 두 편에 책임을 묻는 것은 침소봉대를 넘어 왜곡이자 오도"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마치 일부만화가 그 원인인 것처럼 재단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또 이를 빌미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고 우리 만화의 경쟁력이 위축될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올바른 인터넷 만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만화계와 창작자, 독자가 스스로 규제하고 자정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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