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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 2라운드…'박근혜 비대위'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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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 2라운드…'박근혜 비대위' 파열음

친박 "공천권 달라"…친이계 강력 반발

'홍준표 체제'의 붕괴로 지도부 공백 사태에 놓인 한나라당이 후속 지도체제를 놓고 계파간 파열음을 내고 있다. 당 중진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표가 중심이 되는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지만, 다른 당내 대선주자들을 비롯해 쇄신파 의원들은 이 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또다시 계파간 '전쟁' 국면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한나라당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12일 오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당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을 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고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신속하게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으나 이 기구의 운영기간과 권한 여부에 대해선 "추후 논의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엔 3선 이상 중진의원 38명 가운데 29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역시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유지하고 비대위에 공천권을 포함한 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여는 대신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에 전권을 주는 안을 의결하고, 박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것.

쇄신파-친이 "박근혜 독주 막아라!"

그러나 쇄신파 의원들은 "친박계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는 재창당을 위한 임시기구일 뿐"이라며 내년 총선의 공천권까지 비대위가 쥐고 있어선 안 된다는 것. 이들은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비대위 체제로 가더라도 애초의 목표인 '재창당'에만 주력해야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뉴시스
쇄신파인 권영진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헌을 개정해 전권을 달라거나 비대위를 총선까지 끌고 가자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충신이 아니라 간신이 하는 짓"이라며 "이는 쇄신 의지를 당권투쟁으로 변질시키는 위험천만하고 바보같은 짓"이라고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또 "당의 위기를 틈타서 이참에 당권을 장악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탐욕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친박, 친이, 쇄신파 할 것 없이 '박근혜 식 쇄신의 1차적인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쇄신파의 좌장 격인 정두언 의원 역시 전날 트위터를 통해 "당권이 여기서 저기로 옮아가는 게 쇄신이 아니며 국민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꼬집었다. 그는 "당이 살길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재창당하는 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쇄신파 의원 10여 명은 전날 밤 긴급회동을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박근혜 비대위'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져 공천권을 휘두를 경우 사실상 재창당은 물 건너 간다는 게 쇄신파의 판단이다.

이들은 그동안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어온 친박계와도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친박계 일부가 '공천권을 포함한 전권'까지 요구하고 나서면서, 쇄신파 의원들은 오히려 수도권 친이계 중심의 '재창당파'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이계 대선주자들 역시 '박근혜 체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몽준 전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를 재창당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박근혜 비대위'로 총선을 치르는 것을 반대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박 전 대표와 당 밖의 정치세력이 공동의장을 맡는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는 '박근혜 비대위' 구성 방안을 놓고 계파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친이계 일부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전면에 세우더라도 비대위를 구성하기보다는 정식으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벼르고 있다.

정작 박근혜 전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가 논의되는 이날 의원총회에 불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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