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 앞서 최고위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고위가 어떻게 될 지 확실한 게 없으니까…"라며 말을 아꼈지만, 이미 불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영 정책위의장 역시 "최고위 불참을 고민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김장수 최고위원 역시 최고위 불참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홍준표 대표가 발표한 당 쇄신안에 대다수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다른 의원들과 뜻을 같이 하겠다는 것. 이들 3명은 전날 홍 대표의 쇄신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최고위 불참을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기능이 사실상 정지되게 됐다. 한나라당의 당헌·당규는 최고의결집행기관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최고위원회를 두고,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요 당무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나경원 최고위원의 경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한 후 최고위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 최고위를 열 경우 홍 대표는 자신의 측근인 홍문표 최고위원과 단 둘이 회의를 가져야 한다.
▲ 홍준표 대표가 6일 텅 빈 의원총회장에 홀로 앉아있다. 비어있는 옆좌석은 이날 사퇴한 3명의 최고위원 자리다. ⓒ뉴시스 |
그러나 홍 대표는 현재까지도 최고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의결 정족수 미달에 따른 당 쇄신안 무산 가능성에 대해 "쇄신안은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니다"라며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황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 김 최고위원의 '최고위 불참'에 대해서는 "기다려 보자"며 "오늘은 최고위 회의가 없고 간담회"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7일 의원총회 이후 의원들의 재신임을 받았다고 판단,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을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전날 쇄신안 발표 이후 당내의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친이계·소장파 의원 대다수가 홍 대표의 쇄신안을 놓고 "자리를 지키며 쇄신하겠다는 것은 공천권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전방위적 퇴진 압박을 가하고 있어, 조만간 홍 대표가 결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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