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표명했다.
▲ 유승민 최고위원 ⓒ프레시안(자료사진) |
10.26 재보궐선거 패배 후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해온 원희룡 최고위원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 뿐 아니라 '한나라당 해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원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한 축을 이룰 건강한 개혁적 보수정당을 만들기 위해선 한나라당의 철저한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며 "저 자신이 한나라당의 개혁 작업이 철저히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백지상태에서 생활인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원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한나라당 해산 후 재창당'을 요구하는 친이계 의원 10인의 회동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쇄신파인 남경필 최고위원도 이들과 함께 동반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 최고위원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들 3인의 사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확인된 데 이어, 최근 중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당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현 지도체제로는 이를 수습키 어렵다고 판단, 홍준표 대표의 퇴진을 압박하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위원들) 본인들의 판단"이라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말을 아꼈다. 홍 대표는 현재까지도 대표직 사퇴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체제'는 5개월 만에 종식을 고하게 된 반면, 당내 최대 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는 당 수습을 위해 전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쇄신파 의원들의 '선도탈당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한나라당은 당 쇄신을 둘러싼 갈등은 물론 계파별 충돌까지 점쳐지는 등 대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 형식을 놓고서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인지, 아니면 곧바로 내년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킬 것인지 논란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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