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유승민 "박근혜 신당? 근거도 실체도 없어"

남경필, MB 국회 방문 후 한미FTA 처리 시사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친박계인 유 최고위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일부 언론에 도대체 실체를 알 수 없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이른바 '박근혜 신당'이라는 보도인데, 전혀 사실무근이고 아무런 실체가 없는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은 최근 친이·친박없이 하나가 되어 선거를 치렀고, 앞으로 더 단합을 해나갈 것"이라며 "우리 당 안에서 그런 식으로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애초 '박근혜 신당론'은 친박계 의원 일부가 지난 주말 언론에 이명박 대통령과 선을 긋는 신당 창당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대두됐다. 아직 논의 단계에 불과하지만, 여권의 확고한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이 흔들린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

'박근혜 신당'과 대비되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보수신당설' 역시 박 전 대표의 이런 흔들린 위상을 보여준다. 친박계-쇄신파 연합 사이에선 이런 구상이 일종의 '박근혜 흔들기'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내 대표적 쇄신주자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물 대표성이나 세력이 굉장히 취약한 상황에서, 당을 만든다 하더라도 굉장히 미미할 것"이라며 "일종의 박근혜 흔들기가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금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가 박 전 대표인데, 나머지 분들이 거기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보니까 새로운 당을 만들어서 결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게 흔들기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덧붙였다.

여권 내 '잠룡' 중 하나인 정몽준 전 대표 역시 이 같은 여권발 정계개편에 대해 "이런 것들이 전부 한나라당이 개혁을 못 하니까 생긴다고 본다"며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인지는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와 별개로 박 전 대표의 신당론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단 친박계 중진 의원들이 대부분 신당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고, 신당을 만드는 게 오히려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무리하게 '정치적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남경필 "MB 다녀간 후에도 진전 없으면 FTA 결론 낼 시점 올 것"

한편 유승민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는 최근 극심한 여야 대립을 빚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민주당을 강하게 성토했다.

유 최고위원은 "한미FTA를 보면서 민주당이 얼마나 비민주적인 정당인지 절감하고 있다"며 "만약 FTA를 처음 추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민주당이 FTA를 저렇게 반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힐난했다. 또 "그동안 (민주당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노력을 해왔지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 역시 오는 15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환영할 일로 야당은 이런 일을 반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 대통령은 한미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 11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면담할 계획이었지만, 민주당이 "일방적인 방문"이라며 면담을 거부, 국회 방문이 15일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외통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도 이날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큰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대통령이 다녀가신 후에도 진전없이 갈등과 몸싸움이 격화된다면 고민의 결론을 내야할 시점이 올 것"이라며 대통령 방문 이후 강행처리를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