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이 내홍에 휩싸인 모습이다. 선거 직후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책임론'은 홍준표 대표의 '버티기'와 친박계의 침묵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지만, 주말 사이 원희룡 최고위원을 필두로 '지도부 총사퇴론'이 재차 제기되면서 쇄신 방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원 최고위원은 29일 트위터를 통해 "당 지도부 버티기는 확실하게 망하는 길"이라며 `지도부 총사퇴론'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날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전국적으로 환산하면 100만 표 차이다. 정권을 빼앗겼다는 이야기"라며 "나를 포함해 지도부가 종합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무승부'라는 홍준표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민심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지금 상황은 사망선고 받은 암 환자와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환자가 증상을 인정하지 않고 치료를 받겠다는 의지가 없다. 대안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한심한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젊은층과의 소통을 위한 SNS 강화 등 당의 쇄신책에 대해서도 "트위터 늘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말로만 2030 대책을 얘기하고 기술과 수단으로만 디지털 대책을 세웠다. 마음과 문화가 통하고 2030세대의 미래 불안과 절망을 정책으로 수용해야 하는데, 그런 주장을 색깔론으로 몰아세워고 그나마 선거 땐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원 최고위원은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에게 동반 사퇴를 제안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트위터를 통해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는 마당에 지도부 교체가 능사가 아니라 이제는 무엇 하나라도 실천에 옮기면서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맞서는 등 원 최고위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진성호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패전한 한나라당이 다 바꾸라는 말에 90% 동의하지만 그 말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진정성은 달라진다. 전쟁 때 적을 향한 칼을 감추어두었다가 전쟁이 끝나자 아군을 향해 칼을 꺼내든 분이 이 말을 하면 감동이 없다"고 원 최고위원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어 진 의원은 "트윗스타인 원 의원은 왜 선거 기간 트윗 한 번을 안했나. 조국 교수는 욕을 먹으면서도 박원순 후보를 위해 트윗으로 치열하게 싸웠다"면서 "필요할 땐 행동하지 않고 위기 때 정치평론가로 등장하는 선배 정치인들을 보면서 한나라당 초선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나도 저렇게 스타일리스트로 살아야지. 지는 선거는 절대 안 돕는다.'"라고 덧붙였다.
여권의 대선 '잠룡' 중 한 명인 이재오 의원도 '쇄신 논란'에 동참했다. 이 의원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내년 농사를 잘 지으려면 객토를 하든 땅을 바꾸든 해야할 걸세"라고 말했다.
그는 "지력이 다한 땅에 아무리 땀 흘려 농사를 지은들 쭉정이 밖에 더 있겠는가? 그 땅엔 아무리 종자가 좋아도 소용이 없다. 뻔한 추수 다 해놓고 무슨 한탄인가"라며 "나는 원래 농사꾼이었다"고 덧붙여, 당 쇄신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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