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6일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선거운동 개시를 일주일 남겨놓고서야 직접 입을 연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보선 등 이번 재보궐선거 지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은 당과 상의하겠다"며 여전히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표는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 것"이라는 자신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선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잘 할 수 있도록 한 발 물러나 있었는데, 지금 상황은 한나라당 뿐 아니라 정치 전체가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고 당과 우리 정치가 새롭게 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서 이번에 지원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표는 "정치가 무엇보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희망 같은 것을 드려야 하는데 참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정치권 전체가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선거에서 구체적인 직책을 맡을지 여부에 대해선 "직책을 맡고 안 맡고는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고, 이번 재보선이 '대선 예고편'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 여론조사, 박근혜 지원해도 나경원 패배…박사모 "지원 반대"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적극 지원하더라도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로 굳어진 '대세'를 흔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국민일보>와 여론조사전문기관 GH코리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45.5%를 기록해 35.6%인 나 후보를 9.9%p 앞섰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를 각각 지원할 경우 지지율은 36.0% 대 47.6%로 조사돼, 두 사람이 선거지원을 하지 않을 때보다 오히려 격차가 1.7%p 더 벌어졌다.
이런 결과를 의식한 듯, 박 전 대표의 지지 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은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면 안 된다"며 '지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사모의 정광용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유세 반장도 아니며, 서울시장 선거에 일회용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며 "심정적 지지는 가능하겠지만 지원 유세는 결단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는 차기 대권을 승리로 이끌 유일한 지도자로 남겨둬야 한다"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홍준표 대표의 책임 하에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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