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애초 민주당은 야당 추천 몫인 조용환 헌법재판소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 처리를 내걸며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지만, 본회의 직전 이 같은 입장을 바꿔 표결에 참여한 것.
그간 대법원장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후보자 선출안 처리를 연계시켜왔던 민주당은 이날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양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려 하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본회의에 참여키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손학규 대표는 직접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의회민주주의를 제 자리에 올려놓아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 나라의 대법원장이 공석이 되는 사태를 원하지 않으며, 집권 여당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해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정치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의 불만을 의식한 듯 "민주당 의원들도 여러 불만이 많겠지만 사법부 수장을 축복 속에 임명하도록 해 주자"고 호소했다. 앞서 본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표결 참가를 놓고 찬반이 팽팽히 대립했지만, "대승적으로 결단하자"는 손 대표의 최종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환 후보자 선출안에 대한 '읍소'도 이어졌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오늘 민주당이 큰 결정을 했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뒤, "헌법재판관에 야당 추천 몫을 배정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중요한 골간이며 사회적 약자, 소수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오늘 조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 통과가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 달라"호소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념 성향 등을 이유로 조 후보자를 반대해왔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조 후보자에 대한 '권고적 찬성 당론'을 채택하라고 맞서면서 두 차례에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양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재석 의원 245명에 찬성 227명, 반대 17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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