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대 대학생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학교 측의 출교조치와 성폭력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재학생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려대 여학생위원회, 생활도서관 등 학내 5개 단체로 이뤄진 `반(反) 성폭력 연대회의'는 5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 요구를 넘어 학내에서 지속적으로 반 성폭력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지금 고려대 학생 사회에 필요한 것은 장기적 관점으로 사태를 보고 본질적 해결책을 찾는 일"이라며 "피해자가 공동체 내에서 생존할 방법을 중점적으로 고민하면서 반 성폭력 운동을 새롭게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5일부터 학내에서 '성 인식, 실태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잠정적인 반성폭력 내규와 세칙 등을 마련해 오는 학내 선거에서 공동 공약으로 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고려대 총학생회는 5일 저녁 열리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가해자 출교 및 학교 당국 규탄'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기로 했다.
조우리 총학생회장은 "원래 반값 등록금 논의가 주요 안건이었으나 성추행 사건에 2차 가해 논란들이 불거지면서 많은 학우들이 사건 해결을 바라고 있어 긴급 안건으로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학생회 등이 모인 '의대생 집단 성추행 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위'는 오는 7일 정오에는 학내에서 동료 여학우를 성추행한 의대생들의 출교와 앞으로 학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지자 각 단대 학생회 등은 성명을 내어 가해자 출교를 요구하는 등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의과대학 학생회는 4일 성명서를 내 "사건 직후 최대한 피해자를 배려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체감하지 못했고 피의자의 악의적인 행위에 2차적인 피해를 입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것과 피해자가 의과대학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 진심을 담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혐의 사실을 인정한 가해자 박 씨와 한 씨는 출교되어야 마땅하다 △무죄를 주장하는 배 씨의 경우 성급한 결정은 유보해야 하나 최근 벌어진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설문조사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건 직후 의과대 징계위 교수들에게 이같은 사항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올바르고 절차상 문제의 소지가 없는 결과를 만들겠다'는 응답을 받았다"며 "교수들이 제자들의 진정성을 외면하지 않고 공정하고 엄정한 결정을 내릴 것을 믿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규탄 행동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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