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젊은 세대와 소통하겠다'며 대학생과의 토론에 나섰지만, 등록금 문제와 감세 정책에 대한 대학생들의 비판엔 "비판을 할 때는 근거를 대라"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회장단과 함께 '홍도야 울지마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갖고 2시간가량 토론을 진행했다.
화두는 단연 대학 등록금 문제였다.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태도를 꼬집었고, 이에 홍 대표는 "9월 정기국회 안에 확실히 등록금 문제를 정리하겠다"면서도 "과거 정부 10년 동안 등록금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자신들이 올린 것을 마치 한나라당과 정부가 잘못한 것으로 선전하는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야당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이에 한 학생이 "과거는 그만 묻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논의해야하는 것 아니냐. 교육복지는 좌도 없고 우도 없다. 정부여당 당대표답게 해 달라"고 비판하자, 홍 대표는 "과거 정부만 탓하려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등록금 인상 책임을) 덮어씌우려고 하니 한나라당으로선 답답한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감세 정책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동덕여대 이슬 총학생회장은 "민주당의 정책 실패를 탓하기 전에, 한나라당의 정책적 실패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하지 않느냐"며 "(한나라당은) 등록금 인하 요구에 대해 국가재정 탓만 하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공격적으로 감세 정책을 펼쳤다. 부자감세를 철회해서라도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홍준표 대표는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다른 나라 사례를 보고서 그런 주장을 하라"며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홍 대표는 "정부 출범 첫 해에 촛불 사태가 있었고,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전부 광우병 걸린다고 주부들까지 선동을 해 정부를 마비시켰다"며 "그 이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세계가 흔들렸다.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위기 당시) 감세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걸 어떻게 실패했다고 하는가. 실패했으면 우리나라도 그리스처럼 국가디폴트 사태로 갔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나라당에선 이제 이 정도 했으면 됐으니까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친서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사학비리에 대한 학생들의 지적에 대해선 "그만 하라"며 민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비리를 저질렀던 구재단 인사들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왜곡된 결정으로 재단에 많이 복귀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학 재단에 많이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고, 이에 홍 대표는 "그만 하자. 좀 심하다. 예의에 어긋난다"며 이 회장을 제지했다.
홍 대표는 "동덕여대 비리를 얘기하러 이 자리에 온 것이냐"고 다소 격양된 모습을 보였고, 이에 이 회장은 "동덕여대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사분위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사분위의 공정성에 대해서 정치권이 살펴봐 달라"고 요구했다.
대학생들의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홍 대표는 토론회를 마치면서도 "대학생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기 주장을 내세울 때는 충분히 거기에 대한 자료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근거 없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일방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한나라당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생중계 됐다. 한나라당은 최근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디지털정당위원회를 확대 구성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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