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시행되는 24일, 한나라당은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33.3%라는 '마(魔)의 투표율' 달성에 당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33.3%(전체 유권자 838만여 명 중 약 279만 명)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표 자체가 무산돼 개표를 할 수 없게 된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투표 거부 운동을 벌이는 야당에 대한 공세와 함께 막판 투표 독려를 쏟아냈다. 홍준표 대표는 "민주당은 '나쁜 투표'라며 투표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나, 내년 총선·대선에서도 상대방의 정책이 나쁘다고 판단하면 총선·대선도 거부할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남은 시간 동안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갈 수 있도록 당이 총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역시 "교육재정이 무상급식에 몰리면 그동안 지원해왔던 일반 교육재정, 보육재정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면서 "증세를 하지 않으면 이 부분에 대한 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으니, 시민들이 의사를 분명히 해 달라"고 독려했다.
민주당에 대한 공세도 계속됐다. 정몽준 전 대표는 "민주당은 투표 거부 운동을 하면서도 참관인을 투표소에 보내고 있다"며 "누가 투표하러 오는지 감시하려는 것 같은데, 이는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공개투표로 만들자는 발상이며 신성한 국민 주권을 위축시키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최고위원 역시 "투표를 '나쁜 투표'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나쁜 정치'"라며 "민주당은 낙인 효과라는 비겁한 행위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저마다 '최후의 항전'을 결의하는 모습이었지만, 예상할 수 없는 투표율 탓에 긴장한 분위기도 역력했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이 "투표가 실패할 경우 큰 혼란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여기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자, 홍 대표는 "오늘은 독려만 하라"면서 이 전 부의장을 제지하기도 했다.
한편, 직장인들이 출근을 마친 오전 9시 현재 투표율은 6.6%로 집계돼, 오전 7시(1.7%)보다 4.9%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206개 투표소에서 치러지는 이번 주민투표는 오전 6시부터 시작해 오후 8시 마감되며, 투표가 성사될 경우 밤 11시께 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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