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맞장 토론'을 거듭 제안했다. 최근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끝장 토론을 벌이자는 건데, 이미 손 대표는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홍준표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무상급식, 한미 FTA, 등록금 문제 등 3가지 사안을 토론할 것을 손 대표에게 다시 제안한다"며 "이를 제대로 알리는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것은 정당의 기본적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24일이 서울시의 무상급식 투표일"이라며 "민주당이 투표 불참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한나라당 중앙당을 비롯한 서울시당은 총력전을 기울여 (시민들이)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주민투표는 보수냐, 진보냐, 좌파냐, 우파냐의 이념적인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예산과 서울시 예산을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3개월 만에 등장한 안상수 "한나라당이 포퓰리즘 선도하는 것 아닌지 걱정"
이날 회의에선 '대학 등록금 인하', '무상보육' 등 원내지도부가 추진해온 복지 정책을 놓고서도 공방이 오갔다.
안상수 전 대표는 "지금 한나라당은 당의 정체성과 진로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가 당의 공식회의에 참석한 것은 4.27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5월8일 사퇴한 이후 꼭 3개월 만이다.
"당 대표에서 물러난 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운을 뗀 안 전 대표는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즉흥적인 정책 발표와 섣부른 판단으로 혼란을 자초한 적은 없는지, 국가 재정 여건과 국민 생활에 끼칠 해악을 고려하지 않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선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해봉 의원 역시 "혁명 시기를 제외하고는 급진 개혁이 성공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며 "선별적이고 단계적인 복지가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며, 이런 좋은 대안이 있는데도 무작정 (전면 복지정책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경재 의원 역시 "'원조' 포퓰리즘과 '짝퉁' 포퓰리즘이 싸우면 짝퉁이 지게 돼 있다"며 "한나라당이 포퓰리즘을 버리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원내대표는 "복지 포퓰리즘 논쟁이 끝이 없는데 우리 당은 보수 가치를 기반으로 점진적, 단계적이고 헌법과 당헌에 근거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혼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지만 당 자체, 지도부는 그런 절차를 존중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등록금 인하, 무상보육 등의 정책을 싸잡아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중진의원들도 저축은행 피해자 전액 손실 보상안에 대해선 일부 찬성 의견을 표했다. 이런 경향은 특히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