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8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에 "과거 매설했다 제거하지 못한 지뢰가 일부 남아있어 유실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지뢰 제거 작업을 벌였지만, 약 10여 발이 수거가 안 된 상태"라며 "혹시 모를 유실에 대비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유실된 지뢰는 대부분 자연손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까지 지뢰를 발견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 우면산 곳곳에 쳐진 '군사보호구역' 철조망. 사진은 산사태가 나기 불과 1주일 전 촬영한 것이다. ⓒ프레시안(선명수) |
작년 태풍 때도 '10발 유실'이라 했는데…軍, 1년 동안 뭐했나
대인 지뢰 논란은 지난해 가을 태풍 '곤파스'가 우면산을 강타했을 때부터 제기돼 왔다. 당시 우면산 일부가 태풍에 유실되면서 찾지 못한 지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지만, 주민들의 걱정과 달리 군 당국의 조사는 지지부진했다. 당시에도 군은 유실된 지뢰가 10여 발 존재한다고 발표했었다. 결국 지난해 태풍 이후 1년 동안, 단 한 발의 지뢰도 찾지 못한 셈이다. 그 사이 우면산이 아예 산사태로 무너지면서, 토사와 함께 주택가에까지 지뢰가 흘러내렸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
우면산은 대표적인 후방 대인지뢰 지대로, 군은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우면산을 비롯한 후방의 방공기지 36곳에 7만5000여 발의 M14 대인지뢰(일명 발목지뢰)를 매설했다.
군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지뢰 제거 작업을 시행했지만, 회수하지 못한 유실 지뢰가 많아 우면산 곳곳에 철조망을 쳐놓고 '과거 지뢰지대'라는 경고판을 설치해 뒀다.
몇해 전 이곳에선 주민 정모(당시 53세) 씨가 산나물을 캐다 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도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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