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4대강 공사로 인해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20일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귀엣말로 "4대강 공사 중 유일하게 잘못해 둑을 막아버렸다. 배수가 빠지지 못하게 막아버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문화방송(MBC)라디오 <최명길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 이날 저녁 "(홍 대표의 발언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하면서 밝혀졌다.
홍 대표는 전날 충남 논산시 성동면의 호우 피해 농가를 찾아 복구 작업을 돕고, 배수시설을 둘러봤다. 이 지역은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금강 3공구 인근이다. 방문 당시 황명선 논산시장 역시 홍 대표에게 "이 지역은 4대강 인근인데 강을 파다 보니 장점도 있지만 유속이 빨라졌다"며 4대강 준설 작업의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논산 방문을 언급하면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진 않았다. 그는 "논산시의 피해 대책 자료가 올라오면 비서실장과 당 정책위가 의논을 해서 대책을 세워달라"고만 말했다. 결국 4대강 사업에 대한 '속내'는 '귀엣말'로만 드러낸 셈이다.
홍 대표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한나라당은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홍 대표는 21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회의에서 재차 "4대강 시공업체가 제방 철거를 제때 하지 않으면서 주민 피해가 커졌다. 정부에서 조치해달라"고 강조하면서도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방식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김기현 대변인은 "홍 대표는 4대강 공사 전체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은 다 잘 됐는데 논산에선 업체가 공사를 제대로 안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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