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공약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간이 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김 지사는 28일 동탄신도시에서 열린 수도권고속철도 수서~평택구간 기공식에 참석해 "정부가 GTX를 5년째 붙들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흔히 '불도저'라고 하는데, 그렇게 간이 큰 분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공약 사업인 GTX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이 대통령의 우유부단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바로 '삽질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4대강 사업으로 '삽질'하는 것에 대해 욕을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삽질한다고 욕하면 안 한다고 하신다. 왜 겁을 내는가"라고 반문한 뒤 "임기 중에 4대강 한다고 욕을 먹었는데 GTX하면 또 굴 파고, 삽질한다고 욕을 먹을까봐 겁을 먹었다"고 비꼬았다.
김 지사는 "GTX도 삽질하는 것이 확실하지만 해야 한다. 오늘 이 삽질은 좋은 것"이라며 "좋은 것이니까 박수를 보내달라. GTX 빨리 하라고 국회에서 싸움하는 것에도 박수를 쳐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돈이 없다. 요즘 '반값 등록금'을 이야기하는데 철도, GTX 등은 안 하고 하는 것"이라며 "등록금을 주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우리가 선택해야한다"고 덧붙였다.
GTX는 총 13조638억 원의 천문학적 사업비가 투입되는 수도권 교통사업으로, 김문수 지사의 대표적인 공약이기도 하다. 김 지사의 이날 발언은 국토해양부가 최근 GTX를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시키고도 아직 사업방식과 착공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고향' 대구에선 "박근혜, 마지막에 이길 수 있을지 불안"
김 지사의 '거물 정치인 때리기'는 29일에도 계속됐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고향 대구를 찾아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을 인정한다"면서도 "마지막에 이길 수 있을지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업무지원 협약 차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경우 마지막 개표 순간까지도 이기는 줄 알았는데 2번 모두 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대선주자로서 박 전 대표와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다른 것보다 서민에 대한 이해가 많다. 과거 공장에 7년 다니며 어렵게 살았다. 지금도 그렇게 부유한 편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권 주자'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지사는 '전면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추진 중인 오 시장을 겨냥해 "도지사도 도민이 뽑았지만, 의회의원도 도민이 뽑았다"며 서울시와 대비되는 경기도 사례를 언급한 후, "그렇게 주민투표를 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내년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대구지역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이은 이명박·박근혜·오세훈 '때리기'가 대선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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