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전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대표직에 도전했다.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자기 희생'을 강조한 것이다.
원 전 사무총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더십은 자기 변화와 자기 희생의 실천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며 "당의 위기 상황을 맞아 나부터 버리겠다.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과 함께 친이계 '젊은 주자'로 거론되는 원 전 사무총장은 "저는 특정 계파의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6.3 회동의 대화합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대선 경선 후 대통령이 깨끗하게 승복한 박근혜 전 대표를 국정동반자로 함께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온 사람"이라며 "사무총장이란 직책을 맡아 열심히 한 것이 주류 진입이라면 고마운 일이나, 결코 그것이 계파 소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친이 쪽에서 전폭 지원해주신다면 '땡큐 베리 머치'"라면서 "그러나 나는 특정 계파에 갇힌 후보가 아니며, 욕심으론 모든 계파와 탈계파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금 인하 문제에 대해선 "대학 등록금이 두 배로 인상된 것은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였다. 여야가 바뀌었다고 선동적인 구호로 몰고 가선 안 된다"라고 못 박은 후 "기부금이나 대학 후원금을 통해서라도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나, 국민의 혈세를 모두 대학에 쏟아붓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전 사무총장은 지난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직전 지도부 출신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직전 지도부로서 책임의 당사자임이 분명하고, 이선에 있는 게 맞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흘러가는 상황은 당이 갈등과 분쟁에 휩싸인 위기 상황으로, 과연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심했다. 책임지고 4.27 재보선 패배를 만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주류' 권영세도 출마 선언…"원희룡, 김민석 전 의원 길 밟지 않기를"
원 전 사무총장과 마찬가지로 소장파 출신인 권영세 의원은 역시 이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에서 책임있는 태도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당내 '비주류'에 속하는 권 의원은 "재보선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던 전임 지도부 세 분이 자신들이 남겨놓은 1년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해 다시 전당대회에 나섰다"며 "지금 우리 전당대회는 온통 자신만을 위해 당을 버리려는 분들의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원희룡 전 사무총장을 직접적으로 겨냥, "개인적으로 친한 의원인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원희룡 의원이 같은 또래 정치인인 김민석 전 의원이 갔던 길을 다시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평했다. 애초 소장파 출신이었다가 친이계로 방향을 튼 원 전 사무총장의 행보를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어 "나는 지난 10년 동안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며 "중도 가치를 일관되게 추구해온 화합형 지도자는 저 권영세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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