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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크리스털 대세론', 최소 6개 '산'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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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크리스털 대세론', 최소 6개 '산' 넘어야"

김형준 교수 "朴, '민심'과 '이심(李心)' 사이에서 고민할 것"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세론'은 '거품'이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이명박 정부의 '후임자'로 보는 시각이 확산될 경우 현재의 지지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인문교양학부)는 17일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여의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박 전 대표에 대한 허황된 대세론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 재집권, 무엇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현재 박 전 대표가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대선에서 '대세론'이 끝까지 유효했던 적이 별로 없었다"며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여섯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크리스털 대세론', MB라는 '산'부터 넘어야

먼저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을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했다. 집권 말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반감이 박 전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김형준 교수는 "향후 민심이 더 악화돼 '박근혜는 좋은데 이명박 때문에 찍기 싫다'는 상황이 초래되면, 박 전 대표는 '이심(李心)'과 '민심(民心)' 중 어떤 쪽을 택할지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많은 이들이 박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정권 재창출'이 아닌 '정권 교체'로 생각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누군가를 대통령으로 만들 순 없어도 떨어뜨릴 수 있는 힘은 남아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13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정권 교체(50.1%)'로 생각하는 경향이 '정권 재창출(34.6%)'로 여기는 경향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박 전 대표를 '여당 내 야당'으로 보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견해는 한나라당 지지층(53.9%)과 민주당 지지층(52.9%)이 비슷하게 가지고 있었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검증의 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 △연대의 산 △여성의 산 △소통의 산 등을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도의 상당 부분이 '박정희 향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며 "박 전 대표가 유신시대 탄압받고 억압받았던 이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다가서는 순간, 대세론은 극렬한 저항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산들을 잘 넘을 때 화려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크리스털 대세론'이 아니라 난공불락의 '콘크리트 대세론'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좌향좌' 한나라, 중국집서 스파게티 내놓는 일"VS "뭐든 제대로 내놓은 적 있나"

이날 토론회에선 등록금 인하, 추가 감세 철회 등 최근 당내 쇄신파가 주도하는 '좌향좌' 행보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고갔다.

서울대 박효종 교수(윤리교육과)는 "말로는 보수정당이라고 하면서 최근 수시로 내놓는 정책들은 좌파진보성향의 정당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주문했는데 스파게티를 내놓은 것 같은 당혹스러움과 거북함을 느낀다"고 당내 쇄신 흐름을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선 친이계 김영우 의원 역시 "언제부터인지 당내에서 보수주의에 대한 열등의식과 자괴감이 일고 있는 것 같다"며 "당이 오락가락할 때 국민으로부터 욕을 먹는다. 한나라당이 추구해온 철학이 있고, 그런 철학적 기반 위에서 중도나 진보 성향 정책을 소화하는 게 맞지, 중도나 진보를 중심에 놓고 보수를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쇄신파 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김성식 의원은 "솔직히 말해 한나라당이 이제까지 스파게티든, 자장면이든 제대로 내놔 본 적이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보수와 진보를 연역적으로 재단하는 것이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랫목 따뜻해지면 윗목도 따뜻해질 거라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자. 고용없는 성장의 시대다"라며 "그런 부분에 소홀한 보수, 소홀한 정당이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 재단하고 갈등하는 것이 국민의 눈에 어떻게 보이겠나. 당부터 반성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정치컨설팅' 박성민 대표도 "보수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게 아니고, 국민을 위해 보수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제 용어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삶에 신경을 써야할 때다.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편 들어달라고 할 때가 아니라 국민 편을 들어줄 때다"라고 비판했다.

김형준 교수도 "중산층의 지지없이 총선과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한나라당이 정권 재창출을 원한다면 한국 보수의 문제점을 깊이 성찰하면서 사회 양극화, 고용 불안, 일자리 창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중도개혁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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