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표제'와 '여론조사 배제' 등 전당대회 경선 규칙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의 논란이 당내 쇄신파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한나라당은 7일 오후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현행대로 대의원 1인 2표제를 유지하기로 결정, 1인 1표제를 강행하려던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및 당내 구주류에 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가 당규 개정 사항으로 1인 1표제를 의결했는데, 현행대로 1인 2표제로 하기로 했다"며 "비대위가 만든 개정안 가운데 1인 1표제 관련 당규는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1인 2표제 대신 1인 1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지만, 소장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차기 당대표직을 놓고 유불리를 둘러싼 계파별 셈법이 다른 탓이다.
앞서 이날 쇄신파의 요청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1인 2표제 및 여론조사 반영을 놓고 신주류-구주류 의원 간 공방이 이어졌다.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경선 규칙을 둘러싼 당 일각의 반발과 관련, "공당의 민주적 결정이 특정인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휘둘려선 안 된다"며 유감을 표시했고, 이에 쇄신파 의원들과 일부 친박계 의원은 "1인 1표제는 조직선거, 줄선거의 구태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결국 이날 의원총회에선 비대위 안 외에도 '1인 2표제' 및 '여론조사 반영'을 요구하는 사실상 2가지 안을 상임전국위에서 논의하기로 결론 났고, 상임전국위는 2가지 안 중 비대위 안은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상임전국위가 소장파 및 쇄신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정의화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구주류 세력의 당권 장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의화 비대위원장의 위신이 크게 추락한 것 같다. 1인 1표제로 바꾸는 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보는데, 정 위원장 등이 일을 너무 크게 벌여서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촌평했다.
이날 상임전국위에 이어 열린 전국위원회에서도 비대위 안을 부결, 여론조사 30% 반영이라는 기존의 당헌을 유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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