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를 열심히 사냥하는 국가. 얼마나 우스꽝스런 일입니까. 부당한 탄압에 반대! 더욱 더 쥐가 번식하기를!"
일본 누리꾼들이 이른바 '쥐벽서 사건'의 피고인들에게 보낸 보낸 지지의 메시지다. "이 정도 유머도 용납 못하면서 한국이 G20 선진국이라 자부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다.
지난해 열린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를 그려 넣었다가 징역 10개월 구형받은 대학강사 박정수 씨의 선고 공판이 13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구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박찬욱·봉준호·장준환·문소리 등 영화인들의 탄원이 줄줄이 잇따랐고, 두 '피고인'과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은 물론 외국의 누리꾼까지 탄원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의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의 팬 사이트에서도 "한국 쥐에게 자유를!"이라는 구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관련 기사 : "한국 쥐에 자유를!"…외국서도 'G20 쥐 그림' 구명 운동)
▲ 뱅크시 팬 사이트에서 만든 '한국 쥐에게 자유를!' 배너. (http://ratseverywhere.com/) |
강내희 교수는 재판부에 보낸 탄원서에서 "이번 학기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강의하고 있는데, 이들 작품엔 어릿광대, 바보라고 부르는 인물 유형이 많이 등장한다. 이들 바보가 벌이는 가장 특징적인 행동이 권력자의 흠결을 꼬집으며 놀리는 것"이라며 "박정수 등은 아마 우리 시대의 바보일 것이며, 절대 왕정 아래서도 이 바보들을 처벌하진 않았다. 오히려 바보들을 옆에 두면서 다른 사람은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게 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박 씨 등에게 공용물건 손상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을 구형했으며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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