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 장자연 씨의 자필편지로 알려진 문건이 위조됐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 씨의 지인으로 알려진 전모 씨의 광주교도소 수감실에서 압수한 물품에서 편지를 조작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기지방경찰청은 10일 "수감실에서 압수한 물품 중 장씨가 보낸 편지봉투 3개가 우체국 소인 부분에 구멍이 뚫려있었다"며 "이는 어디서 편지를 보냈는지 숨기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편지봉투에서 소인이 찍힌 자리를 가로 4cm, 세로 1cm 가량 오려낸 후 다시 봉투를 복사해 장 씨의 전 소삭사 대표 김모(41) 씨의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보냈다. 이 봉투에는 우체국 지역명과 고유번호 부분이 잘린 채 날짜만 남아있다. 경찰은 발신지가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또 2003년 11월부터 올해 3월 7일까지 전 씨가 주고받은 우편물 총 2439건을 확인한 결과 장자연, 혹은 편지에 나타난 필명인 '장설화'와 주고받은 편지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006년 당시 전모 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다른 인물로부터 "수감 당시에는 장자연 씨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혀 들은적이 없었는데 출소 후 장씨로부터 받은 편지라며 일부를 보내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모 씨 압수품 가운데 의심이 드는 부분이 발견됐지만 원본 편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편지가 조작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전씨 감방에서 압수한 물품은 원본 편지 24장과 사본 1천장, 편지봉투 20여장, 신문스크랩 70여장, 복사비 납부영수증 70여장, 수용자 기록부, 접견표 등 29개 항목 1천200점이다. 경찰은 빈 A4용지가 다수 포함되어 압수물품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품이 많은 것은 내용이 적혀 있지 않은 빈 A4용지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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