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 김재철…신경민 "이미 결정됐다고 하네요"
이날 방문진의 분위기는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이 '연임 내정설'을 제기해왔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재철 사장은 사장 선임에 필요한 과반수인 5표를 얻었고 정흥보 사장은 3표를 얻었다. 현재 방문진의 여야 비율은 6:3으로 이러한 비율이 그대로 적용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 김재철 MBC 사장이 방문진 면접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김재철 사장은 여유있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사장 선정 면접 당시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경영 계획을 자세히 이야기했던 것과 달리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또 이날 면접은 당초 각각 40분 가량 예정되어 있었으나 김재철 사장과의 질의응답이 길어지면서 80분 가량 이뤄졌다.
이들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포함됐던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은 면접을 포기하고 경영계획서를 내지 않았다. 구영회 사장은 방문진 측에 구두로 "지금 최종후보 면접을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경민 전 앵커는 16일 트위터에 "16일은 MBC 3년을 이끌 사장이 결정되는 날, 무릇 좋은 방송하려면 돈과 사람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어떤 사람인지 살필 때죠"라며 "그런데 이미 결정됐다고 하네요. 굿이나 보란 뜻이겠죠. 바로 우리 방송, 그리고 정치의 현실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MBC 대표이사는 방송문화진흥회와 정수장학회가 참석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정기 주주총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늦어도 이번 주 중에는 열리리라는 예상이 많다. 방문진은 오는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본사 임원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MBC 노조 "독하고 질긴 끝장 투쟁 나서야"
MBC 노조는 "오히려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도와주는 꼴만 될 것 같다"며 이날 방문진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은 MBC 경영진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에 따른 중앙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중재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만약 이날 중재가 결렬되면 MBC 노조는 파업 등의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
김 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직후 MBC 노조는 성명을 내 '독한 투쟁'을 다짐했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신속하게 MBC를 망가뜨린 김재철 사장은 역사상 가장 빨리 연임을 확정지었다"면서 "한바탕 '사장 공모쇼'를 벌였지만 구영회 후보의 막판 사퇴는 저들이 짜고 친 쇼가 얼마나 추집한지 폭로했다"고 비판했다.
MBC 노조는 '조인트 논란', 이근행 본부장 해고, <PD수첩> 불방사태, <후플러스>와 <W> 폐지 등 지난해 논란을 빚었던 김재철 사장의 경영을 언급하면서 "지금 이 순간 우리 가슴에 치미는 분노가 이끄는 대로 독하고 질긴 끝장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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