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누리꾼들의 의혹 제기에 대한 군 당국의 무조건적인 '유언비어' 취급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교전 없었다"더니
최근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AK소총의 위력을 봤을 때 몸 속에 탄환이 남아 있는 것은 우리 해군의 MP5에 의한 피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지난 1일 직접 해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라는 반박글을 올려 "석 선장이 인질로 잡혀 있던 장소에서는 교전이 일어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군의 총에 맞았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정 지으며 관련 의혹을 유언비어 취급을 했었다.
그러나 이번 해경 수사 결과 발표로 석 선장이 아군 탄환에 맞았을 뿐 아니라, 선박 구조물이 튕겨 몸에 박힐 정도로 격렬한 교전이 있었던 정황이 밝혀진 셈이다.
▲ 삼호주얼리호에 선명하게 남은 탄흔이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긴박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
"잃어버린 한 발은 오만 의료진이 뺀 것"
또한 가장 큰 관심사는 사라진 탄환 1발이다. 당초 구출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이 총에 맞았으나 관통상이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만에서는 "5~6발의 총탄을 맞아 위중한 상태"라고 정정됐고, 결국 수술을 통해 석 선장의 몸에서 4개의 탄환(혹은 '금속 조각')을 제거했다.
이 중 2발은 오만 현지 1차 수술 때 빼냈고, 2발은 국내로 이송된 뒤에 빼냈는데 오만에서 제거한 2발 중 한 발이 사라졌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해경은 오만 현지에 파견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오만 현지 병원에서 수술후 탄환 2개를 보관하다 옷가지 등의 짐을 잃어버리면서 탄환도 함께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주대병원 측에서는 "분실한 탄환은 오만 의료진에 제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수술 당시 오만 의료진이 왼쪽 팔목 또는 복부에서 1발을 빼냈고, 이 탄환을 파견된 우리 의료진에게 넘겼는데 석 선장 국내 이송 과정에서 경황이 없어 분실했다는 설명이다.
병원 측은 "나머지 탄환은 모두 해경에 제출했고, X-레이 상으로 볼 때 석 선장 몸에 남은 탄환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리 의료진은 오만에서 복부에 박힌 총알 1발을 비롯해 국내에서 양쪽 허벅지 부위의 총알 2발을 제거했다.
다만 치료가 목적이었던 의료진으로써는 어떤 탄환이 석 선장의 몸 어디에 박혔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료진 입장에서 총탄의 구경을 구분할 수도 없었고, 생사가 다급한 상황에서 분류해 둘 겨를도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탄환이 석 선장에게 치명상을 입혔는지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거 탄환과 해경 및 군의 설명을 종합하면 석 선장은 해적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 뒤 해군이 쏜 권총 또는 MP5 기관단총 탄환이 벽이나 바닥에 튀면서 유탄을 맞았고, 총알에 튕겨 나간 선박 구조물에도 맞은 셈이다. 나머지 1발은 어떤 탄환 혹은 금속물질인지, 누가 쐈는지 모른다.
그러나 석 선장이 맞은 해군 탄환이 유탄이라는 군의 추정성 해명 역시 오발탄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닌데다 합리적 의혹 제기를 무조건 유언비어로 매도해 온 군의 태도로 인해 이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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