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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민 해외여행 탓하는 정부, '외유' 납시는 의원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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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민 해외여행 탓하는 정부, '외유' 납시는 의원님들은?

"해외여행 삼가달라" vs "축산 농민에게 덮어씌우나"

구제역과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설 명절 기간 동안 축산 농가 방문 자제 등을 요청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정부가 축산 농가 관계자들의 해외여행을 질타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이 어느 땐데 해외 여행인가"

맹 장관은 담화문을 통해 "아직도 구제역 발생국가를 방문하는 축산인들이 있다"며 "지금도 하루에 30여 명씩 다녀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맹 장관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구제역 발생국가로의 여행을 삼가 해 달라"며 "어쩔 수 없이 발생 국가를 방문하고 귀국하실 때에는 검역당국에 신고하고, 공항과 항만에서 소독조치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맹 장관은 질의 응답 시간에도 "지금이 어느 때인데 축산인이 구제역 발생 국가를 방문하느냐"면서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맹 장관은 "하반기에는 축산인 데이터베이스를 완벽하게 만들어 이들이 출입국 하는 현황을 100% 파악하고 대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맹형규(오른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설 연휴 동안 축산 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구제역 발생국가에 대한 여행을 피해달라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 정부가 구제역 양성 판정 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 차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관계자는 "구제역이 종식되면 그동안 이를 방치하거나 확산한 책임이 있는 농가에 보상금 지급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언론은 "심지어 작년 11월 베트남을 다녀와 경북 안동에 구제역을 옮긴 것으로 알려진 농장주 A씨도 한우 매몰 보상금으로 105억6000만 원, 생계안정자금으로 1400만 원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등 살처분 보상금 지급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제역이 이들의 '베트남 여행'을 통해 전파된 것인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금이 어느 땐데 농민 탓이냐"

이에 대해 진보신당은 "정부 담화는 실의에 빠진 축산 농민들의 공분을 살만한 하나마나한 담화로, 차라리 아니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신당은 "축산 농민의 해외여행을 자제하라니, 자식 같은 가축들을 땅에 묻고 홧병에 드러누워도 모자란 판에 해외 여행 자제 운운하는 정부 담화는 구제역 재앙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축산 농민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며 "초기 방역 미흡과 무분별한 살처분으로 지금까지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할 판에 이런 식의 책임 회피는 분노를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구제역 재앙에 대해 정부가 우선 할 일은 초기 방역 미흡에 대한 사과, 무분별한 살처분 이외의 대안 제시, 축산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대책, 그리고 현실적인 보상 약속"이라며 "책임 회피와 떠넘기는 자세만 지속하는 이명박 정부, 이미 성난 민심은 정권을 향하고 있는 바를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이 어느 땐데 외유인가"

또한 이와 같이 정부가 축산 농민들에게 '외유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국회의원과 같은 '사회 지도층'은 여전히 해외로 나가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난 6일부터 9박11일 일정으로 크로아티아, 알제리 등을 순방했다. 이 순방에는 자유선진당 권선택, 한나라당 유기준, 주호영, 최구식, 김효재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밖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원내 부대표단과 함께 지난 7일 중국을 방문했고,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휴회를 맞이해 외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예산안 처리가 끝난 1월은 국회의원 외유 성수기다.

박희태 의장에게 "구제역 난리 와중에 외유냐"고 비난했던 민주당도 머쓱하게 됐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장외 투쟁 중' 등의 이유를 들어 당 내 의원들에게 해외출장 금지령을 내렸지만, 한-EU 의원외교협의회 소속인 이강래, 오제세, 김재균 의원이 지난 21일 한나라당 박종근, 김기현,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 등과 함께 벨기에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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