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새벽 2시경 경남 김해시 한림면 낙동강 15공구 현장에서 모래 준설 작업 중이던 540톤급 준설선이 수심 약 6m아래 강바닥으로 침몰했다.
침몰하는 30분 동안 작업자 7명은 배를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과 7km 하류에 김해시 식수원인 창암취수장이, 23km 하류에는 부산광역시 식수원인 매리 취수장이 있어 기름 유출에 의해 식수원이 오염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배에는 벙커A유가 4만8000리터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피해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유출된 기름의 양은 200리터 정도이고, 준설선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5m, 10m, 50m 지점에 오일펜스를 설치해 이 밖으로 기름이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하류 취수장에서도 기름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사고가 난 15공구는 경남도가 위탁 받아 사업을 시행하던 공구였으나 지난해 11월 정부가 경남도로부터 사업권을 회수하면서 부산국토청이 사업을 시행해왔다.
▲ 22일 새벽 경남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 낙동강 15공구 현장에서 준설작업을 하던 540t급 준설선이 수심 약 6m 아래 강 바닥으로 가라 앉는 사고가 발생하자 방제선 등이 출동해 현장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속도전 참사"
아직까지 식수원 오염이라는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야당과 환경단체들은 "속도전이 낳은 참사"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환경운동연합 4대강 특위는 논평을 통해 "묻지도, 듣지도, 살피지도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MB식 속도전이 원인"이라며 "이번 준설선 침몰 또한 4대강 속도전이 불러온 인재"라고 비난했다.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도 23일 성명을 통해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지 않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은 조기 완공을 위해 얼어붙은 강으로 노동자들을 내몰고 있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의 작업이 준설선 침몰과 같은 사고를 불러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도 "하청에 또 하청, 또 하청을 거듭하다보니 이윤에 급급한 하청업체들의 눈가림식 공사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며 관리 감독 부재에 따른 부실 공사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불법으로 치닫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대통령 임기 내 마무리하겠다는 현 정부의 망상이 사고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당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벌이다가 강을 살리기는커녕 인명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는 것이 4대강 사업의 실체"라며 "공사를 계속 강행하면 제2, 제3의 사고와 인명피해는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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