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은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2010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배우 고현정 씨와 함께 연기대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김 사장은 짧은 자기 소개 이후 "오늘 김용만, 이소연 씨가 진행하는 걸 저기 앞에 앉아서 쭉 봤다. 그야말로 국민 MC급이다"라고 진행자들을 칭찬했다.
이어 김 사장은 느닷없이 참석한 연기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 MBC 스타가 다 모였다" 면서 "정준호 씨, 채정안 씨, 박상원 씨, 지진희 씨, 한효주 씨…" 등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렀다. 이에 무대에 오를 때만해도 밝은 표정이었던 고현정 씨는 당황하며 "다 제가 너무 잘 아는 분들이라…"라고 말을 끊으려 했으나 김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파스타 이선균 씨, 유승호도 있고, 공효진 씨도 아까 봤다. 저기 이병훈 대 선배가 오셨다"고 이름을 다 불렀다.
이어 그는 중국, 일본 팬들을 비하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도 했다. 그는 "그런데 뒤쪽을 보니까 일본, 중국분들 많이 오셨다"며 "잘 들으시지도 못하면서 화면을 뚫어지게 보더라"라고 말했다.
▲ MBC 연기대상 방송 화면. ⓒMBC |
김 사장의 '오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고현정 씨를 올려다 보며 타사 연기대상 결과까지 전망했다. 그는 "고현정 씨가 출연한 <선덕여왕>의 미실도 대단했다, 올해도 신문을 보니까 한국 갤럽에서 '올해를 빛낸 탤런트'를 조사했는데 1위더라"며 "제가 보기에는 내일 SBS 연기대상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에 분위기가 싸해지자 사회를 맡은 김용만 씨가 "타사까지 걱정하시고..."라며 "이제 발표를 하라"고 재촉했으나 김 사장은 "너무 긴장할 거 같아서 긴장 풀어드리느라고 그랬다"고 일축한 뒤 "임채무 씨도 계시네. 박정수 씨도 계시고"라고 탤런트의 이름을 모두 불렀다. 이에 고현정 씨는 "그냥 여기 있는 분들 하나하나 쭉 이름 다 부르시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절대 MBC 떠나지 마시고 계속 하시라"고 당부한 뒤 "<역전의 여왕>팀 역전 자신 있죠?"라는 쌩뚱 맞은 질문으로 장황한 인삿말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일장 연설에도 시상 결과는 허무했다. 이날 거의 모든 분야에 공동수상을 남발했던 MBC 연기대상은 대상에서도 <역전의 여왕> 김남주 씨와 <동이>의 한효주 씨를 공동 수상자로 결정해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각종 구설수와 공동수상 남발은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방송연예대상'은 2008년 20.6%, 2009년 24.0%였으나 2010년에는 11.2%로 추락했다. '연기대상'도 2008년 28.6%, 2009년 25.4%였으나 2010년에는 15.1%에 그쳤다. 두 시상식의 올해 시청률은 동 시간대에 방송된 SBS 가요대전과 SBS 연예대상에게도 모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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