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청와대 내 '연세대 인맥' 의 핵심인 천호선 대통령의전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천 비서관은 최근 "오랫동안 청와대에서 일했고, 다른 사람에게도 일할 기회를 줘야 할 것 같다"며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노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던 정윤재 전 총리실 민정2비서관의 발탁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81학번인 천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참여기획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 의전비서관,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다시 의전비서관을 지내는 등 386 참모 가운데서도 핵심으로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이른바 청와대 비서실 내 연세대 트로이카 가운데서 천 비서관의 학과 후배인 김만수 전 대변인은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이미 물러났기 때문에 이제는 윤태영 연설기획 비서관만 남게 됐다.
청와대에서 재회한 부산대 총학생회장 3인방
이에 반해 정윤재 전 총리 비서관의 입성으로 이미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는 최인호 부대변인, 송인배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까지 더해 부산대 출신들이 각광을 받는 상황이 됐다. 특히 이들 세 사람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자리를 대물림한 직계 선후배 사이다.
또한 지난 17대 총선에서 각각 부산 사상, 부산 해운대 기장 갑, 경남 양산에 나란히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는 등 '부산대 386 트로이카'로 불리는 이들의 전진배치는 집권 후반기 청와대 진용의 면모를 짐작케 한다.
지난 6월에도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의 친동생이자 부산대 운동권 출신인 허성무 우리당 중앙위원이 민원제도혁신비서관에 임명되는 등 청와대 핵심 포스트의 부산 출신 비중이 날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 인맥의 좌장 격인 문재인 전 민정수석도 법무부 장관 아니면 곧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컴백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문 전 수석의 공백은 '386 군기반장'으로도 불리는 이호철 국정상황실장이 맡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대 출신인 이 상황실장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내다가 야인으로 돌아갔었지만 곧 다시 요직을 맡아 대통령의 신임을 증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우려한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과 함께 "쏠림 현상이 너무하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지방선거 때 문재인 전 수석이 '이 정권은 부산정권'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아무리 대통령 편한 사람을 쓴다지만 청와대에도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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