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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걷던 아저씨가, 청소하던 청소 도우미가 오페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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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걷던 아저씨가, 청소하던 청소 도우미가 오페라 배우!

[공연tong] 오페라의 대중화 위해 생활 속 오페라 깜짝 무대 마련

18일 밤 9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재미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쇼핑몰 내에 울리던 음악이 모두 멈추자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것.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웅성대자 이번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던 한 남성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피가로의 아리아 '난 이 거리의 해결사'를 열창했다. 이어, 지나가던 청소 도우미와 안내데스크의 여직원, 유모차를 끌고 가던 부부, 2층, 3층 난간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합창을 선보이고 관객들과 춤을 추다가 노래가 끝나면 다시 뿔뿔이 흩어졌다.

이와 같은 깜짝 무대를 준비해 시민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은 지난 12년간 700회가 넘는 국내 최다 공연을 선보이며,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온 OTM Company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팀이다. 성악가와 배우들이 쇼핑객, 행사직원, 안내 도우미, 청소 도우미 등으로 변장해 감쪽같은 오페라 무대를 선보인 것.

▲ ⓒnew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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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는 "깜짝 놀란 수백 명의 시민들은 이내 열렬히 환호하며 함성을 질렀다"며 "옆에 있던 사람이 연기를 하고, 직원인 줄만 알았던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유모차를 끌고 가던 평범한 부부까지 노래하는 등 타임스퀘어 방문객들은 어느새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이 돼 있었다. 성악가, 배우들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고 전했다.

타임스퀘어에서 이루어진 오페라 깜짝 공연은 현재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플래시몹을 연상케 한다. 플래시몹이란 인터넷, 전화 등을 통해 모인 불특정 사람들이 특정 퍼포먼스를 행한 뒤 흩어지는 군중 행동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확산됐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플래쉬몹이 성행하고 있다.

'오페라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이번 무대를 준비했다는 기획팀의 복지원 실장은 "거창하고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한 오페라가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생활오페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다"며 "사건사고가 많았던 연말,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따뜻한 행복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깜짝 노래 선물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퍼포먼스로 오페라가 어렵다는 인식보다 우리 생활 속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비춰지길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 ⓒnew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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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 깜짝 생활오페라 공연을 본 시민들은 TV 혹은 대극장에서나 접할 수 있던 어렵기만 한 오페라가 일상생활 속에서 플래시몹이 가능할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홍제동의 김수정(29세)씨는 "여자 비명 소리에 사고가 생긴 줄 알고 옷을 사다가 도중에 친구와 뛰쳐나왔다. 그곳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잠시 후에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알고 보니 유튜브에서 본 플래시몹 같은 거였다.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나중에는 율동을 따라 하기까지 했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대방동의 박병훈(36세)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걷는데 청소 도우미로 보이는 아저씨가 갑자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 깜짝 놀랐다"며 "오페라의 노래가 이렇게 좋은 줄은 미처 몰랐다. 안내데스크의 직원이 노래를 부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여자친구와 공연을 많이 보러 가는 편인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감동적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날, 생활 속 오페라 깜짝 퍼포먼스는 15분 정도 지속됐으며 이 시간 동안은 타임스퀘어를 빠져 나간 방문객들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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