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4시에 열리는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종합부동산세 완화 수위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의견 수렴해 내일(26일)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의원들은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신중론에 접근하고 있다"며 예의 신중론을 여전히 고수했다.
그는 또 "(종합부동산세는) 손 대기가 신중해야 하고 국민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입장에 처해졌다"며 "처음부터 상당히 어려운 법안을 맞았다"고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으론 종부세안 수정 가능성에 대해 "정부안을 기초로 국회 심의를 하면서 정부안이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정부의 '원안처리' 주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원안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전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종부세 개편안은 이미 당정 협의와 입법 예고까지 거친 사안"이라며 "현재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도 "여론을 중시해야 하지만 원칙과 기본을 더 중시하겠다는 게 MB노믹스의 기본"이라고 거들었다. 강 장관은 "고소득 층에 대못을 박는 것은 괜찮냐"고 말해 야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 60% 이상이 종부세 완화안 수정에 동감
의원총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수정론'에 공감하고 있다. 당론이 '수정론'으로 확정되면 정부와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이번 개편안에 반대를 표명했던 한나라당 초선 의원 모임 '민본21'소속 김성태 의원은 "60%이상은 현재 정부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본21소속 의원 12명은 은 이날 정책 성명을 내고 이번 종부세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체적으로 의원들이 정부의 종부세안이 정책의 우선 순위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종부세 완화로 인한 세수 부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전혀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세 기준 6억원을 고수하는 것은 11월 경에 나올 헌법재판소 판결(세대별 합산 위헌 여부)을 보고 난 이후에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종부세안을 원안대로 밀고 나가야한다는 입장인 김용태 의원은 한발 물러섰다. 그는 "정부도 원안 그대로 통과될 것이라고 보장하지는 못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원안대로 가는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 여론이 수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가면 나도 당론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종부세 개편 논란에 대해 "이런 의견 충돌이 밖으로 불거져나오기 전에 미리 의원들과 조율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며 "이런 진통도 한나라당이 크로스보팅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고 당내 민주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24일부터 대외비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설문지에는) 주관식이 하나 있고 객관식에 수정할 부분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전반적으로 묻는 것으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무기명 여론조사는 그 내용도(과세기준 6억원 유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설문 조사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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