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27일 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의 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출석한 전날 전체회의에서 "세부논의가 필요하다"며 비준동의안 처리를 연기시킨 지 불과 하루만이다.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은 서유럽 4개국으로 구성된 EFTA와의 FTA는 단일 국가가 아닌 경제블록을 대상으로는 처음이다.
권영길 "보고서 하나 없이 어제 상정해 오늘 의결하나?"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노르웨이와 아이슬랜드는 어업, 수산업에서 세계 최강대국인데 붕괴 직전에 있는 한국 어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고서 하나 없이 외교부가 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조세회피지역으로 악명이 높은 리히텐슈타인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번 FTA 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가 알 수 있겠냐"면서 "이번 론스타 사태에서 다들 잘 보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이런 마당에 어제 상정시키고 오늘 의결한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EFTA와 FTA를 체결하는데 대한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무엇이냐"면서 "단일시장인 EFTA와 협정 체결로 얻는 이득은 무엇이고 향후 한미 FTA 체결에도 도움이 되는지 설명해 달라"고 주문했다.
외교부 "이익집단 저항에 막힌 경쟁력과 규제를 FTA로 제고한다"
답변에 나선 김중근 외교부 통상교섭조정관은 "이미 2003년 8월에 만든 FTA 로드맵에 따르면 EFTA는 유럽 대륙의 거점이고 협약체결을 통한 효과는 세 가지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 조정관이 꼽은 효과는 그간 정부가 되풀이한 내용의 반복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 조정관은 "첫째 무역창출 효과가 있고, 둘째 이익집단의 저항 때문에 올리지 못하는 경쟁력과 불필요한 규제를 외부와 협의과정을 통해 개혁해 시스템을 향상 시키는 것이고, 셋째는 무역 이익을 통한 일반 국민에 대한 복지효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조정관은 "EFTA 와 우리의 산업구조는 완전히 상호보완적이라 취약요인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먼저 시행한 것"이라며 "초기단계에서 협상을 많이 하면서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강화하는데도 목표를 뒀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12일 김현종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요셉 다이스 스위스 경제부장관 간에 타결된 한-EFTA FTA가 발효되면 EFTA측은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고 우리나라는 EFTA가 원산지인 상품 중 99.1%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다만 농산물과 수산물 중 일부 품목은 자유화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최장 10년간의 관세철폐 유예기간을 두게 된다.
한국의 EFTA에 대한 수출은 2004년 기준으로 8억6300만 달러, 수입은 17억9400만달러로 총 수출 중 0.6%, 총 수입 중 1.1%를 차지하는 제20위의 교역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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