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큰집 조인트' 발언을 두고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고소하겠다던 발언을 뒤집고 '고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첫 노사협의회에서 "이제 와서 김우룡을 고소하면 나도 죽고 회사도 죽는다"며 "최근에 김우룡을 고소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직접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나와 MBC의 명예를 짓밟았다. 김우룡씨를 고소하겠다'고 약속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는 노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미 죽은 사람에게 칼 들이대야 하나"
그는 "사실 파업 시작하고 1주일 됐을 때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혼자 가서 고소를 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MBC 사장이 된 이상은 여러 가지 전략적안 판단도 해야 되고, 그냥 순수한 판단으로만 세상 살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우룡 이사장은 사퇴했다. 이미 죽은 사람에게 다시 내가 칼을 들이대야 하나"라며 "우리 기자회가 고소하지 않았나. 그게 진행이 되면 참고인으로 나가서 진술을 하거나 또 국회 청문회에 가서 진술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고소를 하면 다시 진보 인터넷 언론에서 쓸 것이며, <경향신문>, <한겨레>가 조인트 발언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상기시키는 기사를 쓸 것이며,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여러 가지 비판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우리 회사가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 이고 저도 죽고 회사도 죽고 다 죽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고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은 "청와대 가서 조인트 맞고, 나 그만큼 힘없는 사람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도 저한테 왜 전화가 안 오겠느냐. 오고 있지만 다 막아내고 있지 않나. 나 그렇게 힘없는 사람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MBC 노조 "김재철 약속 파기, 청와대 MBC 장악 '사실' 보여주는 것"
이에 MBC 노조는 "지난 3월 김우룡의 말이 모두 거짓이란 걸 검찰 수사를 통해 입증하겠다며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라며 "그 이후에도 파업이 끝나면 하겠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하겠다며 거듭 했던 다짐을 다섯 달 만에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약속을 파기함으로써, 정권의 MBC 장악 과정과 김 사장이 부여 받은 특명에 대한 김우룡의 폭로가 모두 사실이라는 정황은 더욱 확실해졌다"며 "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일방적인 약속파기로 공영방송의 사장으로서 목숨처럼 여겨야할 '신뢰'를 다시 한 번 땅바닥에 내팽겨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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