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배포된 '4대강 사업 비판' 만화를 삭제 조치한 것을 놓고, 만화 제작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만화 제작자인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과 대한하천학회는 "선관위의 조치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 됐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 단체들은 지난 4월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의 만화 '강은 흘러야 한다'를 제작해 인터넷을 통해 배포해왔다. 이 만화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자, 선관위는 지난 5월 12일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며 사이트 운영자에게 게시물 삭제를 요청해 왔다. 이에 만화는 6.2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해당 사이트에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해당 만화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추천, 반대하고 있지 않아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으며, 교수모임이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2년 전부터 해온 점을 고려한다면 선거와 관계없이 정책에 대한 일상적인 의사 표현을 한 것"이라며 "선관위의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 있다"고 소송 제기의 이유를 밝혔다.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지난 5월에도 "공직선거법을 빌미로 한 선관위의 재갈 물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선관위는 지율 스님의 4대강 사진전을 '선거법 위반'으로 금지한 데 이어, 전국 성당에 나붙은 4대강 사업 반대 펼침막, 환경운동연합의 '4대강 지킴이' 모집 라디오 광고까지 줄줄이 '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을 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헌법재판소는 "다른 법률에 구제 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없다"(헌재법68조)는 '보충성'의 원칙을 들어 헌법소원을 각하했고, 이에 이번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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