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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聞不如一足水"…4대강 답사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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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聞不如一足水"…4대강 답사 '대박'

전문가에서 시민들로 확산…하천학회, 회룡포서 '1박2일' 캠프

"백문불여일족수(一足水)…직접 눈으로 보고 발을 담그면 우리 강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피부 속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는 강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4대강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환경단체·종교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4대강 답사'에 시민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매주 주말마다 4대강의 현장에는 강변을 따라 걷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한하천학회, 낙동강 비경 회룡포서 '하계 캠프'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은 30일부터 1박 2일간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 일대에서 '생명의 강 지키기' 하계 캠프를 진행한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훼손 위기에 놓인 낙동강의 비경 회룡포와 내성천 일대를 도보 답사하고, 저녁에는 4대강 사업에 관련한 전문가 특강과 노래 공연, 시낭송 등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낮에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생명의 강 지키기 포스터 경연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회룡포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방영됐던 곳이기도 하다.

▲낙동강이 만들어낸 비경, 회룡포의 모습. 이곳은 4대강 사업으로 제 모습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연합뉴스

대한하천학회 상임이사 이원영 교수(수원대)는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들도 함께 강변을 걸으며 강의 생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통째로 이해하더라"며 "백문불여일족수(一足水)라고, 대학생들과 모든 국민에게 이 소중한 체험을 함께 하도록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의 환경·토목 분야의 교수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올해 초부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4대강 답사를 진행해왔다. 대학 교수들과 환경동아리·학보사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답사는 점차 4대강 사업에 관심이 있는 일반 학생들까지 참가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대한하천학회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등 문인 188명으로 구성된 '작가선언 6.9'는 오는 17일부터 4박 5일간 안동, 상주, 부산 일대의 낙동강 순례에 나선다. 작가선언 6.9는 지난해 용산 참사 시국선언을 계기로 결성된 젊은 문인들의 모임으로, 이번엔 '4대강 참사'의 현장에서 목도한 현실을 시와 글로 표현할 예정이다.

'4대강 농활' 떠나는 대학생들

방학을 맞아 농활 대신 강으로 현장 활동에 나선 대학생들도 있다. 성공회대 동아리 '청개구리' 소속 학생들은 지난달 27일부터 3박 4일 동안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토지 강제 수용을 앞둔 팔당 유기농단지를 찾았다. 이들은 농민들과 함께 농촌 일손 돕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남한강 일대의 4대강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4대강 농활'을 진행했다.

'농지 보존·친환경 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 공동대책위원회(팔당 공대위)' 방춘배 국장은 "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의 팔당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중앙대 사진학과 학생들이 팔당에 내려와 일손 돕기 및 사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5일부터는 한의사 및 한의대 학생 60여 명도 팔당에 내려와 '의활'(의료 봉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방학을 맞아 '농활' 대신 4대강 답사를 진행한 성공회대 학생들. ⓒ팔당공대위

"'명랑 텃밭' 일구며 팔당 유기농지 지킨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지게 된 팔당 유기농지의 텃밭을 시민들이 분양받아 직접 일구는 '팔당 명랑 텃밭' 역시 매주 수도권 시민들의 발걸음을 팔당 상수원 쪽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 "시멘트 자전거 도로와 잔디 공원보다 흐르는 강과 살아있는 흙이 더 중요하다"며 텃밭 운영을 시작한 팔당 공대위는 매주 이곳을 찾는 시민들과 함께 감자 캐기 등의 '생태 체험 행사'를 진행 중이다.

텃밭 농사는 팔당 유기농지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계속 운영될 예정이며, 가족·단체 당 9.9~16.5제곱미터 씩 분양 중이다. 경작자들은 팔당 농민의 도움을 받아 상추·토마토·케일·쑥갓·열무 등을 공동으로 경작하며, 공동으로 수확하게 된다.

▲ 분양받은 '팔당 명랑 텃밭'을 일구는 시민들. ⓒ팔당공대위

낙동강 '숨결' 느끼는 1박 2일의 도보 순례

지율 스님의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 역시 매주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율 스님이 지난해 10월부터 스님·신부·수녀 등 종교인과 함께 낙동강변을 거닐며 낙동강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예 정기적인 순례 행사로 발전했다. 이제까지 순례에 다녀갔던 사람만 해도 22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지율 스님의 낙동강 순례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단골 코스'로 자리 잡았다.

상주 주민들의 모임인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 사람들'은 아예 매주 주말마다 낙동강 지키기 '비번'을 서는 '비박 캠프'를 열고 있다. 4대강 공사 현장 바로 앞인 드라마 <상도> 촬영지에 모여 텐트를 치고 4대강 사업에 관련한 토론, 영상회,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연다. 하룻밤을 낙동강변에서 보내고 이튿날 새벽 바로 강길 순례에 나서는 말 그대로 '낙동강 숨결 느끼기' 행사다.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 사람들'의 이국진 사무국장은 "예전에 순례에 참가했던 분들이 지인들과 함께 다시 낙동강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방학을 맞아 중고등학생이나 농활을 가는 대학생들이 많이 오고 있고, 교회나 성당에서 단체로 오시는 분들도 한주에 200~300명 씩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사 참가 문의>

대한하천학회 '생명의 강 지키기 하계 캠프' : 고도현 간사 (koh@kfem.or.kr)
팔당 명랑 텃밭 : 팔당공대위 누리집 (☞바로 가기)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 : 이국진 국장 (010-8969-5051)
강과습지를사랑하는상주사람들 누리집(☞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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