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의 뜻을 대변하는 전속 의사 로나트 발라니 씨는 "선수들이 굳이 성관계를 참을 필요는 없다"며 "(경기 전이라도) 선수들이 부인이나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금기를 깨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과연 이런 마라도나의 도전은 성공할까?
▲ 경기 전 선수의 성관계를 허용한 아르헨티나팀 마라도나 감독. 17일에도 웃을 수 있을까? ⓒ뉴시스 |
우리 몸에서 심장이 양을 상징하는 기관이라면, 신장은 음을 상징하는 기관이다. 양이 외부로 팽창하는 따뜻한 기운이라면, 음은 내부로 수축하는 차가운 한기다. 이렇게 '음 중의 음'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장의 기능을 한의학에서는 한마디로 '작강지관(作强之官)'이라고 설명한다. 먼저 일본의 한의사 시바라키의 설명부터 들어보자.
"신장은 몸을 긴장된 상태로 유지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침입과 습격을 막고자 정기를 저장하는 기관이다. 또 몸이 늘 긴장해 있도록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바로 이곳에서 나온다."
작강(作强)이란 무엇인가? 신장은 물과 불 중 물을 상징한다. 물은 산중에서 발원하여 바다까지 흐르면서 자신을 끝없이 정화한다. 바다는 물의 마지막으로 다다른 곳으로 음 중의 음이다. 바로 신장의 상징인 것이다. 그런데 바다는 흐르지 않고도 스스로 쉬지 않고 운동하여 자기를 정화하므로 썩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작강지관 중에서 '강(强)'의 뜻인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의미다. 바다는 흐르지 않으므로 소란스럽지 않다. 고요한 가운데 쉬지 않고 긴장을 유지하는 힘, 바로 이것이야말로 시바라키가 추론한 신장의 기능이다. 이런 신장의 기능을 염두에 두면 경기 전 성관계를 맺지 않는 일이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동의보감>의 제1장은 '정'에 대한 총론이다. 정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신장이 간직한 소중한 물질이다. 정액도 정을 간직한 액이라는 뜻이다. 이 부분의 핵심 내용은 "성욕을 절제하여 정액을 간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생서를 보면 이런 내용이 흔하다.
"마흔 전에 성생활이 지나치면 마흔이 지나서 갑자기 기력이 쇠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쇠약해지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겨나고 오래도록 낫지 않으며 나중에는 구원할 수 없다. 한 번 억제하면 일어나려는 불을 한 번 끄고 기름을 한 번 더 친 것이 된다. 만약 억제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정액을 내보내면 기름불이 꺼지려는데 기름을 쏟아 버리는 것과 같다."
영국팀 감독 카펠로는 자국 선수에게 월드컵 기간 중에 금욕 생활을 강권했다. 아르헨티나팀과 브라질팀은 자유분방한 개인 생활을 허용했다. 우리가 아르헨티나와 맞붙을 경기장은 고지대로 공기가 희박하다. 산소가 희박하면 어지러움이 생기고, 당연히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고지대의 일전을 앞둔 선수들이 더욱더 금욕 생활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성욕을 자제하는 것 외에도 고지대의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기력에 도움이 되는 먹을거리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몸속에 액을 보충하면서, 호흡하는 힘에도 도움이 되는 더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르헨티나 전을 앞둔 선수들의 식단에 더덕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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