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투표하고파. 울 회사는 오늘도 출근.....ㅠ.ㅠ"(ID chonsa)
31일 오전 6시부터 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이날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의 참여마당에는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하소연이 담긴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불만을 호소한 이들 중에는 임시공휴일을 인정하지 않는 중소업체 소속 노동자나 맞벌이 하는 여성 노동자가 많았다.
한 네티즌은 "누굴 위한 임시 공휴일입니까? 우리 회사는 지방선거일은 쉬는 날 아니라며 큰 은혜 베푸는 듯이 한 시간 출근 시간 늦춰줬습니다"라며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보고 투표를 하라구요?"라고 항변했다.
이 네티즌은 "노동자, 사무직 말단들, 일하는 여자들, 특히 맞벌이 주부들, 일용직, 계약직 등등… 당신들이 말하는 소위 '서민계층'들은 투표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연구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어제 팀장에게 투표하러 간다고 말했다가… 회사 쫒겨날 뻔 했습니다. 너무 한 거 아닌가요?"라며 "정말 한심합니다.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주권행사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아이디가 '무능한 아빠'인 한 네티즌은 "오전 8시 30분까지 출근이라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려는데 눈 비비며 일어난 7살 난 아들놈 하는 소리가 '아빠 오늘 투표하고 여의도 가서 연 날려줘여.' 저는 일순간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라며 "주 5일도 적용받지 못하는 이 아빠란다. 조금만 기다리자. 아들아. 정말 정말 정말 미안하구나"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게시판에 올렸다.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다닌다는 또다른 네티즌은 "투표일마다 한 번도 쉰 적이 없습니다. 오늘도 역시 출근해서 일하구요"라며 "아침에 출근하는데 출근길이 한산해서 서글픔마저 드는군요. 소외된 인간들. 노동절도 정상출근했는데 투표일 정도야 당연히 정상근무겠죠?"라고 말했다.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현상은 근로기준법 등 관련법이 노동자의 투표권 행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9조는 노동자가 투표 등 공민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청구할 경우 사용자는 필요한 시간을 부여토록 하고 있지만, 전일 휴일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
노동자의 투표권 행사와 관련해 보다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노동부의 '선거권 행사와 관련한 업무지침'을 보면 선거일 전체를 휴무로 둘지의 여부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또한 투표일을 유급 휴일로 할지의 여부 역시 단체협약과 취업 규칙 등에 따르도록 이 지침은 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특별한 선의를 베풀지 않는 이상 노조가 없거나 있더라도 영향력이 미약한 사업장의 경우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노동자는 생길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음은 이날 12시 현재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여마당에 올라온, 투표하지 못한 네티즌들의 항변이 담긴 글들이다. ( )안은 아이디.
"임시공휴일이라며..누굴 위한 임시 공휴일입니까? 우리회사는 지방선거일은 쉬는 날 아니라며 큰 은혜 베푸는 듯이 한시간 출근 시간 늦춰주었습니다. 8시 출근에서 9시 출근으로. 저는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합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 엄청나게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가서 하라구요? 전 오늘 새벽에 운좋게 알았지만, 오늘 전철 시간표가 공휴일 시각표가 적용되더군요. 인천에서 서울 올라가는 직통이 평소 수십 대에서 한 시간에 단 3대 다닙니다. 일반 전철도 평소 운행량의 반도 안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여자인 저는 밥 챙겨주고) 나와서 평소보다 30여 분 더 걸려 출근했습니다. 투표를 하라구요? 노동자, 사무직 말단들, 일하는 여자들, 특히 맞벌이 주부들, 일용직, 계약직 등등... 당신들이 말하는 소위 '서민계층'들은 투표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저같은 경우는 투표장소가 멀었지만, 어쨌건 가긴 갔습니다. 오전에 투표하고 출근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사람 많고 줄 길더군요. 줄 선 거 보고 바로 돌아나와서 버스 타고 역으로 갔습니다. 투표, 주권. 누구를 위한 허상인지 알고 싶습니다." (사무직)
"일하느라 어느 후보가 나와 어느 공약으로 하는지도 모르는데.. 투표하는 날 일하라니 말이나 됩니까~~ 아무리 10시부터 일하라고 아는데 이게 무슨 투표하는 날입니까 ~~~ 가정주부로서 아침이 바쁘다 보니 투표도 못하고 나와서 일합니다.... 이런 것은 선관위에서 정확하게 잡아주셨으면 합니다. 회사는 평택공장에 J 철강입니다. 확실히 잡아주세여~ " (유권자)
"선거날 참여를 호소하면서도... 실제 근로자들은 투표 할 기분이 아니라고들 한다... 물론 선거날을 휴일로 만들면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또한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선거날 흥미를 잃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다... 근로자의 주 연령층을 보자면... 대부분 2-3-40대 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그 누굴 .. 어느 당을 ... 대충 알 수 있을 것이다... 억지일 수 있다... 하지만... 참여를 강조하면서.. 선거에서도 이렇게 양극화를 저지르면... 어찌 하잔 말인가... 정말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가..관계자 여러분들... 대답을 하시오... "(혹시??)
"일하는건 좋습니다. 선거날이라도 회사사정상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니 일은 해야지요... 그런데 SS사는 교대근무자의 경우 06~14, 14~22, 22~06 이렇게 3교대를 하거든요~ 시간만 보면 선거하는 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날에도 잔업을 시킨다는 겁니다. 잔업을 하게 되면 정상근무시간에서 앞 또는 뒤로 4시간을 하는데 06~14시 근무자들은 뒤로 4시간을 합니다. 그럼 06~18시가 근무시간이라 절대 투표는 불가합니다. 또한 그 잔업이 교대자가 없어서 하는 게 아니라, 부서 내부적으로 다른 일을 시키기 위해 잔업을 하라고 하는 거니, 이건 부서장이나 책임자가 임의로 사원 개개인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거랑 같다고 봅니다.
특히, 여사원들은 군소리없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 그럼 다른 여사원들이 피해를 보거나, 본인에게 불이익이 되니까... 남자들은 부서원끼리 적당히 협의해서 잠깐이라도 투표를 하고 온다거나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지만, 여사원들은 인원수가 많아서 하나하나 사정 봐주면 통제가 힘들다는 관리자들의 인식 때문이지요...
비단 SS사뿐만 아니라 교대근무를 하는 회사는 비슷한 경우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선거를 스스로 포기하는 건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관리자들이 조금만 배려하면 몇 명이라도 선거를 더 할 수 있는데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사원들의 선거권을 "갈취"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본의 아니게 타인에 의해 그것도 단 하루 사원들을 배려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쉬운 것도 자신의 영달을 위해 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의 투표율이 낮아진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ss맨)
"오늘이 투표일이더군요.. 하지만 아침 출근길 회사 출근 버스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저는 사무직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출근하지 않을 꺼라 생각했지만.. 아니더군요.. 어제 팀장에게 투표하러 간다고 말했다가.. 회사 쫓겨날뻔 했습니다.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정말 한심합니다. 저는 L사 대기업 연구원입니다.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주권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투표??)
"저에겐 7살 난 아들이 있어요.. 오전 8시30반까지 출근이라..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려는데... 눈 비비며 일어난 아들놈 하는 소리가.. '아빠.. 오늘 투표하구 여의도 가서 연 날려줘여....' 저는 일순간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오늘 쉬는 날이라 아빠랑 어디 어디 가기로 했다고들 하네요... 참참참참참.... 주 5일도 적용받지 못하는 이 아빠란다... 조금만 기다리자.. 아들아... 정말 정말 정말... 미안하구나..... "(무능한 아빠)
"구태여 평일을 선거날로 정하지 맙시다.어차피 놀 사람들은 투표도 안하고 놀러가는거, 왜 놀러가게 해주냐고요!! 억울합니다. 일요일로 선거날 바꾸세요. 공휴일로 하면 공무원들이나, 관공서 사람들만 좋은 거 맞잖아요? 서민은 죽어납니다."(투표못한 사람)
"저는 올해로 24세,,만23세입니다, 4년에 한번 있는선거로 저는 올해가 첫 투표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쉬지 않아 첫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저희 회사 주위에 있는 회사는 다 휴무입니다,, 평소보다 30분 늦게 출근했습니다. 30분 동안 선거하고 오라는 건데,, 저희 집에서 회사까지 2시간 걸립니다.. 적어도 5시30분에 일어납니다, 오늘은 6시에 일어났죠,, 그렇게 일찍 일어났는데도 회사 오니 8시25분이었습니다,, 퇴근은 6시입니다.. 집에 빨리 도착하면 8시 좀 넘고 늦으면 9시나 되어야 도착합니다,, 저보고 투표 언제 하라는 건가요? 선거일은 나라에서 정한 휴일이라는데,, 이렇게 첫 선거권을 버려야겠습니까? 특히 일도 별로 없는데 나와서 시간만 때우다 가는 이 현실,, 안타깝습니다,, "(js)
"정상근무 당연시하는 중소기업들, 작은 회사들에게 벌금 물려주세요.투표 할 맛 안납니다. 새벽에 투표하면 된다고 나오라고 하시는데, 놀러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출근하는 심정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제발좀)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근무하다 보니 투표일 마다 쉰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오늘도 역시 출근해서 일하구여~~~ 아침에 출근하는데 출근길이 한산해서 서글픔마저 드는군요~~ 소외된 인간들....... 하기야...... 근로자의 날도 정상출근했는데 투표일(임시공휴일) 정도야 당근 정상근무겠죠?
넘들은 주5일 근무 한다는데... 우리 현장 직원들은 월 2회 휴무 하고 있으니(바쁠 땐 그나마도 어려움)... 임시공휴일 쉰다는 생각은 주제넘은 생각이겠죠~? 투표는 좋은 직장 다니시는 분들 열심히 하시고, 저희 같이 소외된 백성은 처자식 생각하며 열심히 일할랍니다. ~~~~~~~~~ 이시대의 소외된 백성 ~~~~~~`" (임시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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