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과 '개혁'이란 두 단어를 앞세우면 허상이다. 지방선거 후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신40대기수론과 세대교체론은 신기루다.
송영길·안희정·이광재 등 486이 광역단체장에 당선됐다고 해서 그것이 민주당 세대교체론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이들은 기수가 아니다. 선봉에 서서 진군을 독려하는 기수가 아니라 후미에서 병참을 지원하는 PX병이다. 광역단체장이 중앙 정치에 직접 관여하는 바가 적다는 점에서, 486 단체장이 당무에 직접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은 훗날의 리더십을 대비하는 예비 전력은 될지언정 민주당의 즉각적이고도 근본적인 개혁을 이끌 선봉장이 되지는 못한다.
민주당은 여전하다. 정당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노쇠 정당이고, 색깔이 불분명한 관료·엘리트가 다수 점하고 있는 회색 정당이며, 지역주의 기득권이 작동하는 지역정당이다. 486이 몇몇 있다고는 하지만 그 숫자가 가뭄에 콩 나듯 하고 그 면면 또한 확 와 닿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는 바뀌지 않는다. 486이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다고 해서 당의 체질이 바뀌는 건 아니다. 486 중 한두 명이 최고위원에 당선된다고 해서 당 전체를 이끄는 기수가 되는 것도 아니다. 여성 의원에게 최고위원 자리 하나를 할당한다고 해서 여성 정치가 만개했다고 볼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자칫하다간 신40대가, 486이 액세서리가 된다. 당권을 장악하려는 노회한 인사 또는 세력이 당 개혁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486에게 한 자리 할양하는 판을 연출하면 그렇게 된다. 특정 486이 자신의 정치입지를 만회 또는 강화하기 그들과 손잡으면 그렇게 된다. 신40대가 당 개혁의 기수가 아니라 당권 장악의 나팔수가 되는 상황 말이다.
고공비행할 때가 아니다. 민주당도, 486도 고공전을 펼칠 때가 아니다. 오히려 '하방'할 때다. 당 개혁의 밑돌을 하나 둘 까는 심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당장 급한 게 7.28재보선이다. 8석이 걸린 이 선거에서 당 체질 개선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개혁 공천을 통해 당 개혁의 추진력을 조금이라도 높여야 한다. 민주당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야 하고 당 개혁 동력이 확충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 7.28재보선 공천에서부터 새 바람을 지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 효과에 편승하고 당내 기득권을 발판 삼아 금배지를 확보하려는 '정체불명의' 인사부터 쳐내야 한다.
이것이 세대교체의 정도이고, 이것이 신40대기수론의 진정성을 감별하는 기준이다.
▲ 송영길, 이광재, 안희정 등 486 광역단체장들의 탄생으로 신40대기수론을 말하지엔 아직 이르다. ⓒ민주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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