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광후병 촛불 그 후 2년' 기사를 둘러싼 '왜곡 보도' 논란이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관련 기사 : "소설가 뺨치는 <조선일보>의 작문 실력, 명불허전")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7일 "<조선일보>가 허위·왜곡 보도한 촛불 집회 기사로 피해를 입었다"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3억 원의 손해 배상과 정정 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이번 주 중 서울중앙지법에 반론 보도 청구도 신청할 예정이다.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 철퇴 맞나?
김성훈 전 장관과 <조선일보>의 소송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5월 11일 5면에 "'65만 명 광우병' 사망 외치던 그가…'올해 햄버거 먹으며 美 여행'"(김정훈 기자)이라는 기사를 냈다. 그러나 이 기사는 굳이 김 전 장관의 해명을 듣지 않더라도 부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왜곡 보도라는 것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을 경고했던 김 전 장관이 미국 여행을 다니며 햄버거를 즐겨 먹은 것처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2년 전 햄버거를 인간광우병 병원체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부위로 만든 식품 중 하나라고 했던, 김 전 장관이 '인앤아웃'과 식당에서 총 열 차례에 걸쳐서 햄버거를 먹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이 방문한 '버거라운지', '인앤아웃' 등의 식당은 인간광우병, 'O157 대장균' 등으로 미국 내에서 쇠고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기존의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거부하는 소비자가 즐겨 찾는 일종의 대안 햄버거 식당이다. 이곳은 지역에서 풀만 먹여 방목한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낮은 쇠고기를 이용해 고객이 주문하면 현장에서 직접 요리한다.
미국인이 이렇게 '버거라운지', '인앤아웃' 등의 햄버거를 즐겨 찾은 것은 <조선일보> 보도와 달리 "미국인도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하다고 여긴다"는 직접적인 증거이다. 김 전 장관은 미국인도 미국산 쇠고기를 걱정하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자, 이런 대안 햄버거 식당을 찾았는데, <조선일보>가 완전히 반대로 왜곡해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김성훈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로 '이중인격자' 돼"
김성훈 전 장관은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해서 "현지의 동향 파악 차 햄버거 식당을 찾아간 것을 두고, 마치 햄버거 못 먹어서 병이나 든 사람 모양, 또 이중인격자인양 제목도, 내용도 그렇게 썼다"며 "이런 왜곡 보도로 '이중인격자'가 돼버렸다"고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김성훈 전 장관은 애초 <조선일보> 김정훈 기자와 통화할 때도 이런 내용을 친절히 설명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김 전 장관은 '(미국에서) 풀만 먹여 키운 쇠고기와 직영 농장에서 기른 믿을 만한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만 골라 먹었다'고 주장했다"고만 써놓고서,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 보도했다.
김 전 장관은 "나는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해 왔고 그에 관한 기본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며 "<조선일보>는 명백한 허위·왜곡 보도로 본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기 때문에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머물고 있으며, 소송은 한신대학교 이해영 교수 등에게 위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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