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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3세 구본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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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3세 구본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

재벌家 자제들 '마이너스의 손'…투자기업 주식 모조리 '휴지통'에

LG가 3세 코스닥 상장사 경영인으로 주목받았던 구본현 전 엑사이엔씨 대표가 주가 조작·횡령혐의로 검찰 수사망에 걸렸다. 구 씨는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극 씨의 아들이다. 작년 말 현재 엑사이엔씨 지분 18.25%를 보유했다.

14일 오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엑사이엔씨에 구 씨의 횡령 혐의 보도의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현재 이 회사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재벌가 자제의 주가 조작 논란은 최근 수년 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LG家 자제의 '더러운 손'

거래소 조회 공시에 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구 씨의 주가 조작·횡령 혐의와 관련, 서울 구로구 엑사이엔씨 사무실과 주가 조작 가담 혐의를 받은 강남 모 사채업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구 씨는 지난 2007년 신소재 전문업체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내부 정보를 이용하는 수법으로 1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소문은 올해 초부터 계속됐으나 당시 구 씨는 직접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LG가 자제가 코스닥 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구본호 씨가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실형 선고를 받았다. 본호 씨는 지난 2006년 미디어솔루션을 인수하면서 '대우그룹 구명 로비 의혹'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풍언 씨의 자금을 이용해 허위 공시로 주가를 주당 7000원에서 4만 원대까지 끌어올린 후, 주식을 되팔아 165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이 당시 본호 씨는 주식시장에서 손대는 종목마다 상한가를 기록해 증권가의 '미다스의 손'이라 알려져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본호 씨는 LG 창업자인 연암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 고 구정회 씨의 손자다. 부친은 정회 씨의 셋째 아들인 고 구자헌 씨다.

본호 씨는 지난 2008년 12월 2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재벌 자제, 왜 이러나

구본호 씨 이후로도 재벌가 자제들의 코스닥 입성은 줄줄이 이어졌다. 한국도자기 3세 김영집 씨는 엔디코프, 코디너스 등에서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고, 두산가 4세 박중원 씨도 뉴월코프 시세 조종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사채업자 등 작전세력을 끼고 증권가에 입성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 2006년 당시부터 암암리에 퍼졌었다.

비록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도 주가 조작 혐의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조 부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다. 현대가 3세 정일선 BNG스틸 대표 또한 IS하이텍 투자 당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사돈 조카인 김상현 전 한도하이테크 대표는 횡령 혐의로 조사받던 도중 잠적했다.

구 씨 투자 기업 주식, 모조리 휴지통에

이들 재벌가 자제들이 엮였던 이른바 '재벌가 자제 테마주'들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개인투자자들 상당수가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엑사이엔씨의 경우 본현 씨의 주가 조작설이 시장에 나돌자 본현 씨는 지난 2월 11일, 대표 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구자극 전 LG상사 미주법인 회장이 단독 대표로 올랐다. 여전히 LG가 사람이 회사의 얼굴이 되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달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잠시 탄력을 받았다. 작년 8월 21일 장중 7770원까지 갔던 주가가 4300원대로 떨어졌으나, 대표 교체 공시가 나온 후 이 회사 주가는 4335원에서 2월 18일 4750원까지 소폭 올랐다.

이후에도 본현 씨는 녹색성장과 관련해 경제 전문지들과 "미래 소재에 투자한다"는 등의 인터뷰를 연달아 실시했다. 실적이 알찬 기업도 물론 많으나, 이와 같은 움직임은 테마 편승으로 주가 관리를 노리는 기업의 전형적 행태다.

만일 올해 초 본현 씨의 움직임만 믿고 엑사이엔씨가 주가 조작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긴 투자자는 이후 단 한 푼의 수익도 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주가는 2월 18일까지의 반짝 상승 후 내내 하락세를 지속, 이날(14일) 현재는 3410원까지 떨어졌다. 2월 18일에 주식을 매입해 현재까지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손실률이 28.2%에 달한다.

본현 씨의 진입 초기에 이 회사에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더 큰 낭패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8년 초 당시 이 회사 주가는 최고 1만250원에 달했다. 앞으로 움직임을 볼 때 이 회사 주식은 말 그대로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다. 본호 씨가 투자했던 액티투오는 현재 상장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 본호 씨 투자 당시 급등세를 지속해 지난 2007년 7월 중순 3만 원 중반대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185원에 불과하며,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 상장사 상당수는, 엄밀히 말해 '가치 투자'와는 거리가 먼 종목들이다. 재벌가 테마 역시 함부로 편승하는 것은 위험하다. ⓒ뉴시스

재벌가 입성 = 상장 폐지…?

다른 재벌가의 투자 회사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사이버패스, 한도하이테크는 상장폐지됐다. IS하이텍은 스멕스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현재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엔디코프, 뉴월코프 등은 사명이 바뀐 뒤 상장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벌가 자제가 손댄 회사는 어김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한 소액 투자자는 "투자때만 해도 '재벌 그룹과 연계된다'는 둥의 소리를 숱하게 들었으나 결국 전부 휴지조각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재벌가 자제들이 잇따른 추문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가운데, 현재 단 한 가문의 자제가 코스닥에 남아 있다. 주인공은 롯데가의 신동훈 씨다. 신 씨는 작년 말 현재 네오웨이브 지분 7.08%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사업다각화를 위해 매그넘벤처캐피탈 지분을 50억 원을 들여 전량 인수했다.

네오웨이브는 지난 2007년경 인수합병(M&A)설에 엮이며 주가가 급등, 한 때 1만2900원선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테마가 식으며 급락을 거듭해 올해 4월에는 30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신 씨의 지분 취득 공시 등이 나올 때마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를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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