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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어머니들에게 나쁜 것이 韓 어머니에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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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어머니들에게 나쁜 것이 韓 어머니에겐 좋다?

[해외입양인, 말걸기] 100만 명의 살아있는 유령들 ③ ·끝

오는 11일은 제5회 '입양의 날'이다. '입양의 날'은 오랜 '해외 입양'이라는 그늘진 역사를 극복하고 국내입양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날이다. 입양의 날을 맞아 본지는 해외 입양 문제를 다룬 소설 <피의 언어>의 작자이자 입양인인 제인 정 트렌카의 글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 글은 영문으로 된 글을 번역한 것이다. 이글의 영문판은 제 12회 서울국제영화제의 토론회 책자에 포함되어 있다. <편집자>

☞ 첫번째 글 바로보기 :
전재희 장관, 직원 미팅 주선하면 출산율 올라가나요?

☞ 두번째 글 바로보기 : "왜 브란젤리나 커플은 美 아동은 입양하지 않나"

5. 입양 촉진이 아닌, 원가족 보호

아이를 입양한 부모들과 입양인들은- 그리고 한국인들이 제공한 정보에 기반하여 활동하는 서구의 입양단체들조차도- 아이들에 대한 높은 포기율이 미혼모들의 개인적인 선택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입양인들은 "너희 어머니가 너를 위해서 선택했다."는 말을 듣는다. 나는 아주 진지하게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선택을 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우물 안 개구리들'에게는 이 달콤한 논리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생각할 줄 아는 인간에게는 그렇지가 않다.

생모 개인들의 증언을 모아보면, 그들이 동일한 정도로 실행가능하고 건전한 선택지 중에서 스스로 개인적 선택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실상은 불안정한 상태의 여성들이 산업의 수익성을 위해 입양아동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입양기관에 의해서 제공된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미혼모들은 한국에서 그들에게 가장 장려되는 쉬운 선택은 아이를 포기하는 것이며, 가장 덜 장려되고 힘든 선택은 아이를 책임지고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해서 말했다.

한때 입양으로 아이를 잃었지만, 아이를 되찾기 위해 싸웠고, 지금은 미혼모로서 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형숙 씨는 다음과 같이 썼다.

제가 처음 입양상담을 받은 5년 전이나 최근이나 입양기관에서는 관례적으로 출산 전에 입양 동의서 및 친권포기서를 작성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미혼모양육권에 대한 상담은 피상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입양기관을 통해서는 입양과 양육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하기 힘들다는 점이 큰문제입니다. 최근 대다수의 미혼모들이 출산 전 정보나 상담을 위해 인터넷을 찾게 되는데 미혼모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입양기관이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의 목록이 펼쳐집니다. 또한 입양기관과 상담 시에 아이 양육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는 반면 입양에 대한 정보만을 주로 접하게 됩니다.1)


이러한 강압적인 전략들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40-60년 전의 미국의 상황, 즉 낙태가 합법화되고 구강피임약이 널리 상용화되기 이전의 상황을 연상시킨다.2) 어머니와 아이 모두에게 가장 이익이 된다는 구실 하에 어머니에게서 아이를 빼앗는 이러한 관행의 장기적인 부정적 결과가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미국 여성들에게 좋지 않다면, 어떻게 지금 한국 여성들에게 좋을 수 있는가?
▲ 입양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미혼모들과 경제적으로 빈곤한 어머니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 대한 부당하고 반여성주의적 차별은 계속될 것이다. <제 4회 입양의 날 기념 전시회: 이산과 귀환의 틈새> 中에서 ⓒ킴 스페를링

이 시대에 국내 혹은 해외로 한국 아이들을 입양하는 것은 입양기관과 그들의 사업 파트너들이 강압적이고 끈질긴 압력을 통해 미혼모들로부터 아이들을 빼앗는 것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 모든 (미혼모의 자녀들인) 아이들이 한국에서 사라졌고 여전히 사라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미래의 입양부모들이 이 아이들을 "입양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애써 질문하지 않는 한, 그리고 입양단체의 감상적인 광고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 무지를 변명으로 삼는 한, 미혼모들과 경제적으로 빈곤한 어머니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 대한 이런 부당하고 반여성주의적인 차별 체제는 계속될 것이다. 최형숙은 이렇게 말한다.

입양기관은 "버려진 아이를 가슴으로 낳는다"라고 합니다. 세상의 어떤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를 쉽게 보낼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한국 정부가 현재 자신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나, 혹은 입양과 돈의 연결 관계에 대한 보고가 새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베트남에 군대를 파병했던 때의 한 사설을 공유하고자 한다. 1968년의 글에서, 동국대 교수 송요인은 어느 미국 입양단체의 지역 대표자에 대한 경찰 조사에 관해 사설을 썼다. 이 입양단체 관계자는 횡령 혐의를 받고 외국으로 도피했다.

그러나 일부 단체들, 특히 고아들을 도우며,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명성을 얻는 단체들이 있다. 어떤 단체들은 스스로의 이익 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잡지들에 고아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기부를 호소하는 광고를 내는 것은 대개 이러한 단체들 중 하나이다 ... 미국의 경제적 발전과 베트남 파병 때문에, 그런 광고들은 현재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호의적인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문구를 첨가한다.

이제 이 나라가 거지 근성을 버릴 때가 되었다. 정부는 이런 식의 구걸 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어떤 조취를 취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한국에 있는 위와 같은 단체들은 정부의 요청으로 단계적으로 철폐되어야 한다 ... 한국은 어른이 되었다. 고아들을 돌보는 데에 있어서 외국 자선단체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3)


결론을 대신하여, 나는 한국 정부가 현재 입양을 촉진하기 위하여 "입양의 날" 하루에 1억 원의 예산을 투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입양 촉진하는 것이 아닌 입양을 보내는 여성들이 그들의 자녀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원가족을 보호하는 일에 이러한 예산을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혹은 이미 존재하는 가족 중 미혼모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받는 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일에 예산이 쓰인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또한 해외입양인들과 한국에 남겨진 그들의 가족들 사이에 잃어버린 시간을 애도하고 상실감을 위로할 수 있는 날을 후원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정부의 지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입양인 활동가들은 그들의 의지와 경험 그리고 아이디어로 활동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다. 필자는 <프레시안>의 독자들이 돌아오는 해에는 "입양의 날"을 한부모 가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개선하고 "원가족 보호"를 촉진하는 날로 그 의미를 전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같이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END]
이 글의 일부는 영문으로 된 글을 번역한 것이다. 이 글의 영문판은 제 12회 서울국제영화제의 토론회 책자에 포함되어 있다. 국회입양인연대(ASK), 진실과 화해를 위한 입양인 모임(TRACK), 뿌리의 집(KoRoot), 미스맘마미아(한국미혼모가족협회), 공익변호사단체 '공감'의 연대체에서는 입양특례법에 대한 공동의 개정안을 작성하여 국회의원 최영희 의원을 통해 발의하고자 한다. 이 개정안은 원가족 보호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확립이 입양의 촉진이라는 오래된 패러다임을 대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 법적 체계의 허술함으로 인해 과거의 많은 가족들이 입양을 거치면서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부당함을 시정하고자 한다.

입양특례법 개정과 관련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은 분들을 2010년 5월 10일(월) 오후 6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진행되는 '입양특례법' 개정 촉구 대회 및 다큐영화 '회복의 길' 상영회에 초대한다. (끝)

☞ 좀더 자세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편집자주)

1. 대회 일시: 2010년 5월 10일(월) 오후 6:30~9:00

2. 장소: 아트선재센터(종로구 소격동-약도 http://www.artsonje.org )

3. 행사 순서

제 1 부(6시 30분/ 안뜰) : 입양특례법' 개정 촉구 대회

국회의원: 최영희(국회보건복지상임위원/민주당)
입양인대표: 킴 스토커(국외입양인연대 대표)
미혼모대표: 목경화(미스맘마미아 대표)
법안 초안자: 소라미 변호사(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촉구 서신 낭독:


휴식(7시 15분~30분): 커피와 음료, 샌드위치와 김밥

제 2 부(7시 30분/ B1 씨네코드 선재) : 다큐영화 '회복의 길' 상영회(상영시간 75분)
감독 인사: 태미 추(입양인)


(영화 상영과 다과회 비용으로 입장하시는 분들께 1만 원의 입장료를 받습니다. 이 돈은 전액 미스맘마미아에 후원됩니다.)

주석

1) 최형숙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KWDI)이 주최하고 한국미혼미지원네트워크(KUMSN)가 후원하는 2010년 2월 24일에 열린 60회 여성정책포럼에서 「미혼모들이 경험한 입양상담 서비스」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은 예전에 "미스 맘마미아Miss Mamma Mia"로 알려졌던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 참여하는 5명의 미혼모들의 경험을 묘사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2009년 6월에 공식 출범하였으며, 현재 전국에 250명 이상의 미혼모들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체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회원들은 서울에서 직접 아이를 기르고 있는 소수의 어머니들이다.

2) 예를 들어, Ann Fessler, The Girls Who Went Away: The Hidden History of Women Who Surrendered Children for Adoption in the Decades Before Roe V. Wade, New York: Penguin Press, 2006을 보라.

3) International Social Service, American Branch Papers, Box 34에 나온 Yo-in Song, "Mendicant Mentality," The Korea Herald, Jan. 23, 1968을 참고할 것. "Administrative Corres", Minneapolis, MN: University of Minnesota Social Welfare History Arc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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