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방선거 승패의 분수령인 서울시장 선거는 이명박 정권 심판론의 최대 격전지라는 기본 골격에 현직 오세훈 시장의 4년 시정에 대한 평가, 한명숙 후보가 상징하는 친노 세력의 미래를 가늠할만한 대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진 경선 결과 예상대로 한 후보가 이계안 후보를 눌렀다. 다만 후보자간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통해 "오늘 우리가 선택한 것은 한명숙이 아니라 꿈과 미래, 더 나은 삶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명박, 오세훈 시장이 부수고, 파헤치고, 망가뜨린 지난 8년의 빼앗긴 서울을 다시 찾아드리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아이를 낳으면 서울시가 함께 키우겠다. 우리 아이들이 차별로 상처받지 않도록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현재 6조5000억 원인 복지·교육 예산을 10조 원으로 과감하게 확대해 사람에 투자하는 사람예산으로 써 서울이 대한민국의 복지표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계안 후보, 김성순 의원에게 "그간의 조언과 질책, 심혈을 기울인 공약에 담긴 비전과 대안, 서울시에 대한 정책 모두를 함께 소중하게 안고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또 "허위와 조작을 일삼는 무능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으나 민주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필승의 길은 하나가 되는 것으로 모든 민주시민세력이 단결해 승리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온 몸을 던져 범 민주시민세력의 후보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고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로 진보신당 노회찬,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가 뛰고 있다.
이날 경선대회에는 김성환(노원구), 김우영(은평구), 노현송(강서구), 유종필(관악구) 후보 등 10여 명의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참석해 서울 지역 필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뉴시스 |
7일 오세훈-한명숙 본선 첫 대결
한편 한 전 총리는 이날 경선대회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이 바로 대회장을 빠져나갔는데 7일 오전 열리는 관훈토론 준비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훈클럽 주최로 열리는 토론회는 본선 첫 대결이자 양 측이 처음 맞붙는 자리다. 특히 한 후보는 당 내 경선 TV토론 한 번 없이 후보로 선출된 터라 토론 데뷔무대이기 때문에 한 후보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오 시장은 4년의 시정경험을 바탕으로 한 후보에게 파상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오 시장은 당 내 경선에서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의 '전시행정' 공격 등에 대해 비교적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맞서 한 후보는 부족한 시정경험을 여성부장관, 환경부장관, 국무총리 경험까지 풍부한 국정경험으로 맞서는 한편, 이명박-오세훈 서울시장 8년을 한 데 묶어 '개발지상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정권심판론'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계안 "길게 써왔는데 읽을 기회가 없다" 경선방식·일자 변경, TV토론 개최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으나 결국 하나도 관철시키지 못한채 "독배를 들겠다"면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완주한 이계안 후보. 이날 경선대회는 이 후보를 위로하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정세균 대표는 "언론인들은 이계안을 '컨텐츠 이계안', '내용의 이계안'이라고 한다"고 치켜세우며 "경선방식이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완주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선당후사의 자세는 결국 빛을 볼 것"이라고 위로했다. 최규식 서울시당 위원장은 "멋진 장면을 선물하신 이계안 후보에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경선대회 사회를 맡은 우상호 대변인은 이 후보를 "경선 지킴이. 아름다운 패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 후보도 이 후보에게 "특히 이계안 후보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아픔까지도 함께 소중하게 안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상된 결과였지만 이 후보의 연설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이 후보는 "(연설문을) 길게 써왔는데 읽을 기회가 없는 것 같다"며 "승리를 기원한다. 민주당의 행운의 축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 한사람이 독배를 들었다"고만 말하고 마이크를 내려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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