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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민주당은 맛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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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민주당은 맛이 갔습니다"

야권연대 무산에 민주당 내분까지…반쪽짜리 선거 치를 듯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서울시장 후보 경선 대상을 한명숙, 이계안 예비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논란을 빚어 온 경선방식 문제를 여론조사 100%로 결정해 이 예비후보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서울은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경선 파행'의 정점이어서 결과에 따라 상당한 내홍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민주당은 28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방식을 이와 같이 확정하고 구체적인 여론조사 방식과 경선일자 논의를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넘겼다. TV토론 실시 여부와 횟수 역시 당 선관위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선일자는 5월 7일 이전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TV토론 실시 여부다. 이계안 예비후보는 "TV 토론 거부는 경선 무산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한명숙 예비후보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당에서는 '후보자간 협의하면 된다'고 떠넘기고 있다"며 "27일까지 입장을 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애를 태웠다.

이 예비후보 측 이강율 공보실장은 만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을 패러디한 '당의 침묵'이라는 글을 통해 "당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민주당은 맛이 갔습니다 / 정당 민주주의를 깨치고 끼리끼리 해먹는 못 된 길을 기어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 김대중, 노무현을 낳은 경선의 역사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지도부와 한명숙 후보의 핑퐁게임에 날아갔습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원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등록기간에 등록비를 냈더니 당에서 '아직 아니다'면서 돈을 돌려주고 한 전 총리 재판이 끝나고 출마 선언할 때까지 기다리더니, 이번에는 경선 방식 결정 요구도 시간만 질질 끌면서 선택의 폭을 줄여 놓고 있다"면서 "이렇게 불공정한 지도부의 행태에 끝까지 버티고 있는 이계안 예비후보를 보면 몸에 사리가 생겼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 후보 측은 여론조사와 함께 시민공천배심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비주류 측에서도 '이건 아닌데'라는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한 전 총리가 좋은 후보이고 유력한 카드인 것은 사실이지만, '제2의 강금실'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비주류 측 재선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갑자기 투입된 강금실 후보가 이계안 의원에게 토론에서 밀렸지만 본선에서는 어느 정도 전투력을 찾았다"며 "특히 이번에는 오세훈 시장이 한나라당 토론회에 나온 걸 보니 재선 도전이라 그런지 시정 경험과 데이터에서 상당히 앞서 보였는데, 과연 한 전 총리가 본선에서 맞붙으면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광역단체 후보 경선 인천 빼고 전멸

이날 오전 열린 당무위원회에서도 TV토론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경선이 거의 무산된 데 대한 비주류 측 반발로 지방선거 전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날 당무위원회는 인천(송영길), 경기(김진표), 대전(김원웅), 충북(이시종), 충남(안희정), 제주(고희범), 강원(이광재) 등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인준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천정배, 강창일, 이종걸 의원 등 비주류 측에서 전남(박준영), 전북(김완주)의 경선 무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인준 거부를 요구해 무기명 표결까지 이뤄졌다. 18대 국회 들어 민주당 당무위원회에서 표결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결국 36명이 표결에 참여해 전남 29 대 7, 전북 27 대 9로 찬성 의견이 많아 박준영, 김완주 지사의 후보 공천이 확정됐다. 해당 지역에서 후보 등록을 거부하며 버텼던 일부 예비후보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당 지도부의 중재 능력과 의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한 중진 의원은 "요즘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이 전부 자기를 '비주류'라고 부르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야권 단일화 테이블이 깨졌고, 인천 빼고는 광역단체 경선도 다 실패했고, 지방선거 분위기는 천안함에 묻혀 버리는데 당은 돌파구도 못 찾고 있어 당권파 비당권파를 막론하고 모두 의욕을 잃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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