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총리는 우선 이명박-오세훈 서울시장 8년에 대해 "뉴타운,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상스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서울의 겉은 바뀌었는지 모르나 서울시민의 삶은 고단했고, 한숨과 눈물은 깊어졌다"고 비난했다.
한 전 총리는 '가든파이브', '용산참사' 등을 언급하며 "사람이 빠진, 사람보다 겉치레가 먼저인 무분별한 개발정책이 빚어낸 비극이자 상징"이라며 "바꾸겠다. 겉만 바꾸고 속은 상처로 병들어가는 전시 행정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 한명숙 전 총리는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시장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프레시안(김하영) |
한 전 총리는 "사람특별시는 예산의 50%를 사람에 투자하겠다"며 "불필요한 토목과 건설예산을 과감하게 줄이고 전시성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람특별시는 100% 친환경 무상의무급식을 약속한다"며 "아이들이 더 이상 급식으로 상처받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전 총리는 또 "영아부터 유아까지 무상보육 비율을 80%까지 높이고, 저녁 7시까지 초등학생을 돌보도록 방과 후 교육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친환경 의무급식과 무상보육, 방과후 교육의 확대는 사람특별시의 3대 의무복지로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서울시정의 최우선 목표를 좋은 일자리에 두겠다"며 "시장 직속의 '좋은 일자리 본부'를 만들어 매일 챙기고,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처럼 5만 개 이상의 좋은 일자리를 모을 수 있는 새로운 산업거점, 일자리 거점 12곳을 집중 육성하며, 1조 원의 희망벤처 펀드를 만들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이번 선거는 범민주시민세력이 하나가 될 때 승리할 수 있다"며 "단결과 연대는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사람특별시장 한명숙과 함께 이제 서울시를, 대한민국을 바꾸는 일을 시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특히 자신과 관련된 검찰 수사에 대해 "참으로 어렵게 이곳까지 왔다"며 "어떠한 탄압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가능할까
한 전 총리는 공식 출마 선언 직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 준비에 충실하겠다는 이유이나, 5월 한 달 내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불필요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한 전 총리의 공식 출마 선언을 계기로 이미 서울시장을 향해 뛰어오고 있던 김성순 의원, 이계안 전 의원 등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이계안 전 의원 등은 경선 실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 전 총리의 출마 선언에 앞서 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과 전남북에서는 반드시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경선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언식에 정세균 대표는 축사를 통해 "한 전 총리는 민주당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선언식에는 정 대표를 비롯해 송영길, 김진표, 안희정, 박주선, 김민석, 장상 최고위원, 박지원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거의 총출동했고, 임채정 전 국회의장, 신기남 전 당 의장, 이해찬 전 총리, 한승헌 변호사, 청화 스님, 이해동 목사, 이선종 교무,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 배옥병 전국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 등 내외빈은 물론, 서울지역 지역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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