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경찰의 회유성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7일 보도했다. 또 실종자 수색 중단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군이 먼저 수색 중단을 요구했다는 가족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언론 접촉 삼가달라고 전화해"
<노컷뉴스>에 따르면 실종자 가족 A씨는 천안함 사고 발생 이틀 째인 지난 달 28일 지역 경찰서 정보 담당 직원으로부터 "혹시 가족 중에 공무원이 있느냐? 특진 시켜줄 수 있다. 어려운 점이 있으면 털어 놓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경찰은 통화 말미에 "언론이나 외부와의 접촉은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상당수 실종자 가족이 경찰의 이와 같은 권유를 받고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 B씨는 "특히 경찰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취조하듯 강압적으로 말해 상당한 위압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노컷뉴스>는 이 때문에 실종자 가족 사이에도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종자 가족 C씨는 "사고 발생 이틀 째 피해자 가족으로 위장한 경찰관 3명의 신분이 노출되면서부터 (경찰이나 군 당국을 못 믿게 됐)다"라며 이번 수색에 강한 불신을 보였다.
실제 이처럼 실종자 가족을 회유하는 경찰의 움직임이 여러 차례 감지되자,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 자리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노컷뉴스>는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 친인척 중 경찰이 있는 경우, 위로 통화 과정에서 이야기가 와전된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軍, 거짓말 하고 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군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군이 먼저 실종자 수색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언론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뺌한다는 이유다.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지난 5일 "군 관계자가 고 한주호 준위 사망과 다른 구조대원들의 안전 문제, 구조에 참여한 선박의 사고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수색의 중단을 먼저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사실 관계로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는 가족들의 결정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것"이라며 "군과 가족을 이간질하는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항변했다.
국방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한 실종자 가족은 "군이 선체 인양을 요청해서 실종자 수색이 인양 작업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군이 최정예 수중 작업을 한다고 해 놓고 성과가 없으니 우리한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먼저 (수색 중단을) 요청한 게 누군데 우리만 욕먹나"라며 "군이 와서 유도해 놓고, 이제 와서 국방부 대변인은 가족들이 요청한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양함에서 군이 (수색 중단을) 얘기했는데, 우리한테 유도해 놓고 그런 식으로 발표하면 안 된다"며 "인양 작업 전환을 논의하러 현장팀이 평택 2함대로 간 직후 갑자기 1명을 수색해 성과를 낸 것도 시기적으로 의심이 간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실종자 가족의 국가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커졌음을 짐작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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