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80년대로의 과격한 회귀, 골드프랩의 신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80년대로의 과격한 회귀, 골드프랩의 신보

[화제의 음반] [헤드 퍼스트], 신스 팝으로 채운 '카바레 여왕'의 귀환

마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 앨리슨 골드프랩의 목소리는 골드프랩(Goldfrapp)의 절반을 설명하는 악기다. 이는 포티셰드(Portishead)의 베스 기븐스, 펄 잼(Pearl Jam)에서 에디 베더의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과 동일하다.

주요 언론이 곧잘 쓰는 '카바레'적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퇴폐적이면서 묘한 우울함을 동반한 그의 목소리가 가진 위력은, 브리스톨 사운드의 핵심을 찌른 트리키(Tricky)의 데뷔앨범 [Maxinquaye]의 'Pumpkin'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골드프랩 [Head First]. ⓒ워너뮤직
영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골드프랩이 4년 만에 다섯 번째 정규앨범 [Head First]를 발매했다. 전자음악의 형식미를 극도로 끌어올렸던 데뷔앨범 [Felt Mountain]만을 기억하는 청취자라면 첫 트랙 'Rocket'의 힘찬 엔진음을 듣는 순간부터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새 앨범에서 팀의 사운드 제작자 윌 그레고리가 제조한 음악의 등뼈는 80년대를 주름잡은 신스 팝(신시사이저를 활용한 전자음악)이다. 80년대 복고는 영·미권은 물론, 한국에서도 여성 아이돌을 중심으로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다.

앨범을 관통하는 싱글 모두에서 넘쳐나는 음은 특히 강조된 베이스라인을 등에 업고 <토요일 밤의 열기>의 디스코와 뉴 오더(New Order)가 들려준 신스 팝, 아바(ABBA)의 주류 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지난 앨범의 느낌은 말끔히 사라지고 축제와 같은 봄을 맞는 힘찬 기운이 넘실댄다(올해 월드컵이 열린다. 비시즌에도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건 영국인에게 최고의 축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앨범 전반부의 3곡 'Rocket' 'Believer' 'Alive'를 넘어가면 골드프랩의 목소리는 보다 우울하게 변한다. 이 활기참 안에 도사린 일말의 우울한 정서야말로 신스 팝의 진짜 매력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에까지 맥이 닿는 신스 팝은 낙관주의로만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뉴 오더,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 디페시 모드(Depeche Mode)의 음반을 관통하는 신시사이저의 밑바탕에는 80년대의 낙관주의 아래 피폐해진 개인의 어둠이 깔려 있었다. 디스코가 제시한 소비와 쾌락의 미학을 계승하면서도 고딕, 멀게는 펑크로까지 이어지는 상처받은 개인의 일상을 노래한 음악이 신스 팝이었다.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건스 앤 로지스가 이끌던 80년대는 물론 진실이다. 그러나 이들만을 기억한다면, 80년대의 반쪽만을 기억하는 것이다.

대중음악 전문지 <스핀>은 [Head First]를 두고 "윌 그레고리가 고출력 베이스라인과 반 헤일런(Van Halen)에 명성을 가져다준 'Jump'의 풍성한 신스음으로 80년대의 원더랜드를 창조했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형편없지는 않지만 실망스럽다"며 "다음 음반은 이것보다 좋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워너뮤직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