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이 곧잘 쓰는 '카바레'적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퇴폐적이면서 묘한 우울함을 동반한 그의 목소리가 가진 위력은, 브리스톨 사운드의 핵심을 찌른 트리키(Tricky)의 데뷔앨범 [Maxinquaye]의 'Pumpkin'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골드프랩 [Head First]. ⓒ워너뮤직 |
앨범을 관통하는 싱글 모두에서 넘쳐나는 음은 특히 강조된 베이스라인을 등에 업고 <토요일 밤의 열기>의 디스코와 뉴 오더(New Order)가 들려준 신스 팝, 아바(ABBA)의 주류 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지난 앨범의 느낌은 말끔히 사라지고 축제와 같은 봄을 맞는 힘찬 기운이 넘실댄다(올해 월드컵이 열린다. 비시즌에도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건 영국인에게 최고의 축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앨범 전반부의 3곡 'Rocket' 'Believer' 'Alive'를 넘어가면 골드프랩의 목소리는 보다 우울하게 변한다. 이 활기참 안에 도사린 일말의 우울한 정서야말로 신스 팝의 진짜 매력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에까지 맥이 닿는 신스 팝은 낙관주의로만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뉴 오더,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 디페시 모드(Depeche Mode)의 음반을 관통하는 신시사이저의 밑바탕에는 80년대의 낙관주의 아래 피폐해진 개인의 어둠이 깔려 있었다. 디스코가 제시한 소비와 쾌락의 미학을 계승하면서도 고딕, 멀게는 펑크로까지 이어지는 상처받은 개인의 일상을 노래한 음악이 신스 팝이었다.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건스 앤 로지스가 이끌던 80년대는 물론 진실이다. 그러나 이들만을 기억한다면, 80년대의 반쪽만을 기억하는 것이다.
대중음악 전문지 <스핀>은 [Head First]를 두고 "윌 그레고리가 고출력 베이스라인과 반 헤일런(Van Halen)에 명성을 가져다준 'Jump'의 풍성한 신스음으로 80년대의 원더랜드를 창조했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형편없지는 않지만 실망스럽다"며 "다음 음반은 이것보다 좋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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