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마주앉은 7일 청와대 오찬 회동 결과, 정부·여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중 일부 항목에 대한 야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헌법개정이나 '조작기소 국정조사',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유지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정청래·장동혁 대표와 한병도·송언석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겸한 민생경제협의체 회의를 한 후(☞관련 기사 : 李대통령 "현찰 나눠주기? 과한 표현"…여야정 회동, 시작부터 날선 신경전), 각각 당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회동 결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청와대는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여야 브리핑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단은 추경예산안과 관련 국민의힘이 제안한 내용 중 일부를 수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국민 생존 7개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대해 민주당도 긍정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런 부분에서 긍정적 협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국민의힘이 소규모 운수업자 지원, 유류세 인하 등 7개 사업을 제안했다"며 "그 내용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국민의힘이 (△7대 사업과) △tbs △중국 관광객 지원 △태양광 등 4가지를 (추경 관련) 제안했는데, 그 중에 tbs 건은 정청래 대표가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말씀했다"고 야당 제안을 일부 수용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짐 운반 서비스 사업 지원 예산 삭감을 요구한 데 대해 "우리(여당) 쪽에서는 그게 중국인에 한정된 것은 아니라고 한 원내대표가 설명했고,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별도 논의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정도가 유일하게 의견 접근을 이룬 구체적 현안이었고, 추경안의 다른 부분이나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각자 입장만 되풀이됐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유류세 추가 인하를 건의했지만 "이 대통령께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고 입장차가 분명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에 대해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공개·비공개 자리에서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이 대통령께서는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 부분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 입장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다른 해석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정확한 워딩은,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가 특별법 말씀을 하자 대통령께서 '그럼 TK는요?'라고 한 것"이라며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이번 행정통합이 전남광주특별시만 됐으니 대전충남이나 대구경북 등이 두루두루 잘 됐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로 저는 들었다"고 했다.
여당이 강행 중인 '조작기소 국정조사' 문제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고, 여야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송 원내대표가 국정조사의 문제점을 얘기하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안 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은 중동 전쟁 상황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고 '조작기소는 국가폭력이자 중대 범죄인 만큼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조작기소 관련해서는 말씀을 안 하셨고, 장 대표가 말씀한 이후 곧바로 정 대표가 단호하게 말씀을 했다. 정 대표 말씀에 대해 야당 측은 별 반응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최 대변인도 "이 대통령이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여야는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 모두 '지방선거 동시 개헌'에 대해서는반대 입장이 당론임을 분명히 했고 거듭 강조했다"(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내용에는 공감하되 시기적으로는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는 입장을 전달했고, 대통령께서는 '5.18을 앞두고 있고 (이를) 헌법전문에 담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 계엄 요건 강화, 지방자치 강화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민주당)고 대화 내용을 밝혔다.
최 대변인은 "개헌과 관련, 장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하기 전에 이 대통령께서 중임·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선제적으로 하는 것'을 건의했고 이 대해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국민의힘의 이같은 브리핑 내용에 대해 "이 대통령이 연임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는 일부 전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 대통령은 (장 대표의 요구에 대해) '연임 개헌에 대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서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해당 부분에 대해 강 대변인 명의의 추가 서면브리핑을 내고 "현재 개헌 논의는 합의 가능한 범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연임·중임’ 문제는 애초에 논의된 바 없다"며 "그럼에도 이를 두고 '즉답 회피'라는 표현을 사용해 마치 특정한 의도나 입장이 있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과 관련해 실제 회담에서는 대통령이 분명한 설명을 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추가로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미 공고된 헌법개정안은 한 글자도 수정할 수 없고, 부칙 역시 마찬가지"라며 "연임·중임과 같은 내용을 부칙에 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야당이 개헌저지선 의석을 갖고 있지 않느냐, 무엇을 그렇게 걱정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런 맥락은 제외한 채 '즉답을 피했다'는 표현만 부각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개헌은 불필요한 오해를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합의 가능한 지점부터 차분히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 합의 성과는 많지 않더라도, 여야가 극단적 대립을 이어가고 '정치적 양극화(극단화)'가 한국사회의 주요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이날 여야정 3자 대화의 장이 마련된 것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여야 양당도 이 부분의 의미를 기렸다. 국민의힘은 "고물가·고유가·고환율 3중고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대통령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자체가 큰 성과"라며 "국회에서 추경을 비롯한 실질적 논의가 더 활발히 되길 기대하고, 입장차가 있는 부분은 앞으로 이런 자리가 (계속) 마련되면서 협치를 이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오늘 회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최 대변인은 말했다.
민주당도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이번 자리는 국민의힘 측의 요구와 제안을 중심으로 경청하는 자리였다"며 "비록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은 존재했으나, 상대 입장을 경청하고 민생이라는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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