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최규성, 한나라당 김영덕 이인기 이규택,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9월 중 수입재개가 임박했다"며 "미국 내에서도 광우병 대책이 미흡하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70%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미국의 동물사료금지조치가 광우병 예방조치로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 △미국의 광우병 감염소 검사 시스템의 문제 △미국 정부 스스로 검역과 사료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하면서 쇠고기 수입압력을 중단할 것을 미국에 촉구했다.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우리 국민의 생명에 직결된 중대한 문제"라며 "하지만 미국은 부시대통령뿐 아니라 상원의원들까지 나서서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한미 FTA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협박성 압력을 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은 "우리 정부는 이런 압력에 밀려 지난 달 24일 점검단을 미국에 서둘러 파견하고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이 수입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면서 "얼마나 굴욕적인 자세로 통상에 임하고 있는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쇠고기 수입 재개 압력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막론하고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지난 달 4일 미 상원의원 31명이 노무현 대통령에 직접 서한을 보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을 경우 한미 FTA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민주당 벤 넬슨 상원의원은 상원 농무위원회 현장 청문회에서 "한국이 곧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 대한 제재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을 "농업이 감내 못하면 FTA 협상중단 요구할 것"
한편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한미 FTA는 우리 농어업 부문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협상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협상중단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측 협상단은 관세철폐 이행 기간을 '즉시, 5년 내, 10년 내, 15년 내, 기타' 등 5단계로 분류하고 1531개 농산물 품목 중 관세철폐 예외 적용을 받는 '기타 품목'에 쇠고기 등 284개 품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미국 측은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에 대해 10년 내 관세를 철폐하겠다며 '예외 없는 개방' 원칙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권 의원은 "미국의 무차별적 압박에 우리의 유력한 협상카드인 4대 선결조건을 내주며 협상에 임한 우리 정부의 무능한 협상전략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는 협상자체의 결렬이 오히려 국익을 지킬 수도 있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 서명한 여야 의원 36명 명단.
강창일, 김재윤, 김종률, 김춘진, 김태홍, 유선호, 유승희, 임종인, 장복심, 조경태, 조배숙, 최규성, 한광원(이상 열린우리당), 고진화, 김명주, 김영덕, 김학원, 박세환, 안경률, 이규택, 이인기, 홍문표 (이상 한나라당), 강기갑,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 (이상 민주노동당), 김낙성, 류근찬 이인제 (이상 국민중심당), 신중식, 한화갑 (이상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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